[일간스포츠 서지영]
SK전을 40분여 앞둔 28일 문학구장.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던 김성근(73) 한화 감독에게 노란색 종이 한장이 전해졌다. 상대 SK의 선발 라인업이었다. 찬찬이 훑어보던 김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박진만이 어제 홈런을 쳤다고 6번타순으로 올라왔네. 출세했어."
박진만(39)은 지난 27일 한화전에서 9회 말 권혁의 빠른 공을 걷어 올려 좌중간 관중석에 꽂히는 끝내기 투런 홈런을 치며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튿날에도 박진만을 1루수·6번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불혹을 앞둔 베테랑 내야수에게 무거운 타선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박진만 조차 "오늘은 선발에서 빠질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타석에서 홈까지 뛰는 것도 힘들다"고 할 정도로 예상하지 못했던 선발 출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에 있던 박진만을 2011년 영입해 유격수로 유용하게 기용했다. 그만큼 잘 알뿐더러 잘 되길 기원한다. 그는 "오늘 박진만이 홈런을 한 개 더 치면 4번타자를 하겠다"며 농담했다.
박진만과 한화 유격수 권용관은 동갑내기다. 나란히 최고령 유격수 홈런 기록을 번갈아 쓰며 경쟁하고 있다. 김 감독은 "권용관은 7번타순에 고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