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년 현역 SK 최고참 박진만
한화전서 끝내기 2점 홈런포
전천후 만점 수비로 팀 버팀목
2000경기 출장 눈앞…역대 8번째박진만 선수. 에스케이(SK) 와이번스의 박진만(39)이 베테랑 선수의 힘을 보여줬다.
박진만은 27일 인천에스케이(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케이비오(KBO)리그 경기에서 통쾌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6회부터 대타로 출전한 그는 6-6으로 맞서던 9회말 2사 1루에서 한화의 마무리투수 권혁으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전날 0-6으로 완패해 5할 승률이 위태로웠던 에스케이는 박진만의 홈런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박진만은 “오늘 지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해 타석에서 더욱 집중했다”며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이 남았고 우리는 곧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에스케이 감독 역시 팀의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박진만을 칭찬했다.
박진만은 27일 현재 51경기에서 98타수 22안타(2홈런)로 타율 0.224를 기록중이다. 선발 출장 횟수가 드물어 타석 기준으로 보면 팀 경기의 절반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20년 경험에서 나오는 그의 안정적인 수비는 누구도 흉내내기 힘들다. 올해 1루수·2루수·3루수와 유격수 등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박진만은 전천후 수비수로서 ‘베테랑’다운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박진만은 27일까지 1966경기에 출장해 역대 8번째 2000경기 출장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에서 9시즌을 뛰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2005년부터 6시즌 동안 삼성 내야진을 책임졌다. 2011년 에스케이로 둥지를 옮겨 5시즌째를 맞고 있다. 박진만은 20년째 현역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개인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7년 타율 0.312를 기록해 타격 10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2000년(타율 0.300·현대)과 2007년(타율 0.312·삼성)에만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도루나 홈런 등에 강점을 지닌 선수도 아니었다.
그러나 박진만은 감독들이 가장 믿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선수로 발탁된 것을 비롯해 2006년엔 세계야구클래식과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했고,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였다.
그의 수비력은 워낙 기본기가 탄탄해 오히려 평범해 보인다. 화려하지도 않지만 누구보다도 여유가 있다. 타구가 박진만을 찾아간 것처럼 수비가 안정적이다. 상황 파악이나 예측 수비력이 뛰어난데다, 다른 수비수들보다 반박자 빠르게 송구한다. 더욱이 풍부한 경험으로 내야 어느 수비 위치든 소화해내면서 감독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14년 수비 도중 무릎 부상으로 19경기 출장에 그친 올해는 누구보다도 충실히 시즌을 준비했다. 이제 팀의 중심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비와 풍부한 경험으로 에스케이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