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프로가 못하면 대가 치러야"…'레전드' 출신 감독 대행의 작심 발언

사비성 2022. 8. 4. 13:17

"프로가 못하면 대가 치러야"…'레전드' 출신 감독 대행의 작심 발언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프로가 안 좋으면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일 "허삼영 감독이 자진사퇴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허삼영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팀성적에 책임을 지고 7월 31일 롯데전 종료 후 자진사퇴의 뜻을 구단에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 2019년 9월 삼성의 제15대 감독으로 취임한 뒤 2021시즌 팀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뒀으나, 올해 38승 2무 54패 승률 0.413으로 리그 9위의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리고 박진만 퓨처스리그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겼다.

지난해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을 치를 정도로 정규시즌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가을 무대를 밟았던 삼성이 추락한 이유로는 주축 선수들의 부진이 컸다. 허삼영 체제에서 주장을 맡은 김헌곤이 43타석 연속 무안타로 허덕이는 등 73경기에서 42안타 1홈런 타율 0.205 OPS 0.489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한 삼성이 13연패를 당하던 시기, 오승환이 7월에만 무려 4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지켜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4년 총액 38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백정현이 15경기에서 무승 11패 평균자책점 6.49으로 크게 부진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박진만 대행은 지휘봉을 잡음과 동시에 주장을 김헌곤에서 오재일로 교체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진만 대행은 2일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뀔 수는 없다. 선수단에게 '본인, 가족, 삼성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50경기를 활기차게 열심히 뛰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 코치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뜻도 함께 곁들였다. 박진만 대행은 "코치는 중간 역할이다. 내게 안 보이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권한을 많이 주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권한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대행은 선수단을 독려하면서도 작심한 듯 강력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프로 선수'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선수들은 프로다. 프로 선수가 안 좋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프로에서는 1~2등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이를 위해서 코칭스태프에 권한을 많이 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까지 2군 감독을 맡았던 만큼 변화가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박진만 대행은 "아직은 섣부르지만,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일단은 1군 선수들을 다독여서 해 나갈 것"이라며 "타자는 못 칠 수도 있고, 투수는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뛰는 것에는 슬럼프가 없다. 뛰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