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5년

박진만 "시헌동생, 아직은 내가 한수위야"

사비성 2005. 10. 19. 13:20
박진만 > 손시헌
3차전서 ML급 수비-결정적 실책
최고 유격수 격돌 '형이 웃었다'


 

◇박진만
◇손시헌


 '동생, 아직은 내가 한수위야.'
 한국시리즈의 가장 큰 볼거리중 하나는 삼성 박진만(29)과 두산 손시헌(25)이 벌이는 최고 유격수 대결. 2차전까지 고비마다 서커스 수비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 거미손 대결이 3차전에서 마침내 박진만쪽으로 확 기울었다.
 3차전에서 보여준 박진만의 수비는 한국시리즈 속의 '월드시리즈'였다. 4회 김동주와 안경현의 깊숙한 타구를 여유롭게 건져내 '예고편'을 상영했던 박진만은 경기 후반 하이라이트를 보여줬다. 7회말 2사후 9번 임재철의 타구가 내야에 원바운드된 뒤 투수 키를 넘어 2루 베이스 위로 곧장 날아들었다. 누가 봐도 중전안타성 타구. 그러나 어느새 달려온 박진만이 역시 자신의 왼쪽 맞은편에서 베이스쪽으로 달려오고 있던 2루수 김재걸과의 충돌을 교묘히 피하면서 한발 앞서 건져낸 뒤 1루에 러닝스로, 이닝을 끝내버렸다.
 9회말 1사후에는 7번 대타 윤승균이 친 원바운드 타구가 투수 안지만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것을 그대로 잡아채 역시 1루에 러닝스로로 마무리를 지어 두산의 마지막 희망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박진만에 맞서 한치 양보없는 수비 대결을 벌였던 두산 손시헌은 단 한순간의 실수로 옥에 티를 만들고 말았다. 0-1로 뒤진 8회초 2사 1루에서 5번 김한수의 평범한 땅볼을 잡은 뒤 1루주자 박한이를 2루에서 포스아웃 시키기 위해 2루수 안경현에게 언더스로로 던진 것이 마운드쪽으로 치우치는 악송구가 되면서 뒤로 빠졌다.
 결국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순간이 2사 1,2루로 바뀌는 바람에 타석에 선 6번 양준혁이 3점홈런을 때려 4-0이 되면서 승부는 끝났다. 손시헌으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결정적인 실책을 한 셈이다.
 삼성 박진만이 확실한 리드를 잡은 국내 최고 유격수 대결. 두산팬들이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바라는 것은 팀의 역전승 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