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분전→'가을'은 결국 무산...삼성, 이제 '2023 모드' 버튼 누를 때 [SS 포커스]
[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분전했다. ‘끝났다’던 팀이 막판까지 5강을 바라봤다. 결과적으로 가을야구는 없다.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충분히 희망을 봤다. 이제 ‘2023년 모드’ 버튼을 누를 때다. 삼성 이야기다.
삼성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KT전에서 3-7로 패했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서 KIA가 LG를 8-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에게 남아 있던 5강 트래직 넘버 2가 한 번에 소멸됐다. 포스트시즌 좌절. 기적은 없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까지 올랐던 삼성이다. 정규시즌 막판 1위가 됐으나 마지막 3경기를 남기고 KT에 다시 공동 1위를 허용했다. KT와 똑같은 76승 9무 59패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타이브레이크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2위가 됐다. 아쉬웠지만 어쨌든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암흑기를 깼다는 평가가 나왔다.
2022년 큰 기대를 안고 출발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개막 직전 코로나가 팀을 덮쳤다. 출발부터 삐끗한 것.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팀 역대 최다 연패인 13연패를 기록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고 말았다. 7월말까지 9위로 처졌고, 허삼영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삼성은 박진만 퓨처스 감독을 급하게 1군으로 불렀다. 감독대행 체제. 결과적으로 극약처방이 통했다. 박 대행은 8월2일 지휘봉을 잡은 후 10월4일까지 46경기를 치러 25승 21패, 승률 0.534을 만들었다. 4경기 남았으니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해도 최소 승률 5할 확보다.
박 대행이 팀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던 김헌곤을 내리고, 오재일에게 주장직을 맡겼다. 젊은 선수들도 대거 기용했다. 이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고, 선의의 경쟁이 일어났다.
성적도 올랐다. 9월 중순에는 5위 KIA에 2.5경기까지 붙기도 했다.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그렸다. 박 대행도, 선수단도 “포기는 없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현실이 되지는 못했다. 더 치고 올라가지 못했고, 기세가 꺾였다. 그리고 4일, 5강이 최종적으로 좌절됐다.
잔여 경기는 4경기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2023년 144경기를 다시 치르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삼을 때이기도 하다. 어느 때보다 소중한 4경기일 수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그렇다.
박 대행은 “우리 어린 선수들이 1군에 계속 동행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경기도 나간다. 함께 있는 것 자체로도, 여기서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경기 후반에 나가면서 한 타석의 소중함을 느낄 것이다. 수비 한 이닝에 대한 소중함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라이온즈를 이끌 선수들이다. 경험 하나하나가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퓨처스에 있으면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봤다. 1군에서 기회를 주고 싶은 선수들이 있었다. 지금 엔트리에 거의 1/3은 젊은 선수들이다. 벤치 분위기도 활기차다. 1~2명 있으면 어색한 면이 있겠지만, 동갑이나 1~2년 차이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주전들은 자기 것이 있다. 잘될 때 유지하는 법, 안 될 때 대응법 등을 안다. 어린 선수들은 아니다. 1군에서 뛰어야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짧은 기간이라도, 몇 경기 되지 않더라도 ‘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미 진행중인 부분이기도 하다. 박 대행이 오기 전부터 김현준이 주전급으로 성장했고, 이재현, 황동재 등도 힘을 보였다. 여기에 박 대행이 김영웅, 조민성, 윤정빈, 박주혁, 김서준 등을 불러 1군에서 기용했다. 2023년 이들이 진짜 1군 선수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가을야구 무산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야구는 계속된다. 아직 2022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분명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나왔다. 팀 성적도 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다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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