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3년

트레이드 논의 물꼬 튼 박진만 감독... KIA 김태군 영입 막전막후

사비성 2023. 7. 6. 10:06

트레이드 논의 물꼬 튼 박진만 감독... KIA 김태군 영입 막전막후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소문만 무성하던 트레이드가 현실이 됐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적잖은 출혈을 감수하고 포수 김태군(34)을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KIA는 5일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수 류지혁(29)을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태군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2013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 경찰야구단(2018~2019년)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2021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프로 통산 15시즌 동안 12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25홈런, 279타점, 250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5일 오전까지 49경기에서 타율 0.256, 1홈런, 18타점, 7득점을 기록 중이다. KIA 구단은 "김태군 영입으로 그동안 취약 포지션으로 꼽힌 포수 파트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1군 경험이 풍부한 만큼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포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은 KIA는 지난 시즌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박동원(33ㆍ현 LG)을 데려오기 위해 김태진(28)과 현금 10억 원, 2023년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동원이 LG로 떠나면서 다시 안방 고민에 빠졌다.KIA는 지난 겨울부터 꾸준히 포수 영입을 시도했다. 포수 자원이 풍부한 삼성과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하지만 카드가 맞지 않아 트레이드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두 팀의 트레이드 논의는 최근 급물살을 탔다. 보통 트레이드는 단장 주도로 이뤄지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양 팀 감독의 교감 하에 진행됐다. 휴식일이었던 3일 박진만(47) 삼성 감독이 김종국(50) KIA 감독에게 트레이드 얘기를 꺼냈고, 이후 실무진들끼리 구체적인 트레이드 논의를 진행했다. 주전급 포수 영입이 시급했던 KIA와 내야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KIA 관계자는 트레이드 발표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삼성과 예전부터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카드가 잘 안 맞다가 최근에 삼성이 먼저 제의해서 논의를 다시 시작했고, 얘기가 잘 맞아서 최종적으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전했다.

류지혁은 올해 KIA 내야에서 소금 같은 존재였다. 3루수와 2루수를 오가면서 주전으로 뛰었다. 팀 내에서 비중이 적지 않았다. KIA는 그런 류지혁을 내줄 만큼 포수 보강이 절박했다. 주전 포수 한승택(29)은 올해 타율 0.141(78타수 11안타)로 극심한 타격 부진이 시달렸고, 지난달 중순 내복사근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주효상(26)도 타율 0.063로 부진한 끝에 지난 5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현재 1군에서 뛰고 있는 신범수(25)와 김선우(22)는 풀타임 경험이 없다. KIA 관계자는 “코칭스태프도 프런트도 류지혁을 보내는 걸 많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원하는 걸 얻으려면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게 트레이드다. 우리 팀은 포수 영입이 꼭 필요했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김태군은 많은 경험과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베테랑 포수다. 지난해 타율 0.298(205타수 61안타)를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 능력도 준수하다. KIA뿐만 아니라 여러 팀이 김태군을 탐낸 이유다. KIA 관계자는 “현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영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삼성도 이번 트레이드로 가려운 곳을 긁게 됐다. 삼성은 올 시즌 오재일(37), 강한울(32) 등 베테랑 내야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지찬(22), 이재현, 김영웅(이상 20) 등 20대 젊은 내야수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경험이 풍부한 류지혁의 가세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을 영입해 야수진 선수층을 강화했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발전 가능성도 남아있어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2012년 4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류지혁은 2020년 KIA로 이적했다. 통산 7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엔 66경기에 나와 타율 0.268(220타수 59안타), 출루율 0.355 OPS 0.660을 기록 중이다.

출처 : 한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