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 말한 박진만 감독, 5선발+유격수 ‘진짜 고민’ 해결 안 됐다 [춘추 집중분석]
삼성 라이온즈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선발 후보 이호성은 부진했고, 유격수 후보 김영웅도 무안타에 그쳤다. 다만 김지찬의 무난한 외야 수비, 데이비드 맥키넌의 멀티 히트 활약은 수확이었다.
“지난해엔 (전력) 구상을 하기도 어려웠는데…”
9일 대전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올겨울 팀의 활발한 전력보강 덕분에 ‘행복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재윤과 임창민의 합류로 7회 이후 불펜 운영 고민이 사라졌고, 데이비드 맥키넌이라는 수준급 외국인 타자도 합류했다. 8위에 그친 지난해보다 훨씬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건 분명하다.
다만 시범경기를 통해 채워가야 할 구멍이 몇 가지 남아 있다. 이호성과 이승현(좌완) 가운데 5선발을 정하는 게 급선무다. 이재현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주전 유격수 자리도 채워야 한다. 김지찬의 외야 겸업, 주전 3루수 찾기, 새 외국인 투수들의 리그 적응도 숙제다.
이날 경기에서 몇 가지 과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뒀다. 리드오프 중견수로 출전한 김지찬이 무난한 외야 수비를 보여줬고, 외국인 타자 맥키넌도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남긴 타자답게 KBO리그에도 곧바로 적응하는 모습이다.
다만 5선발 경쟁 첫 주자로 나선 이호성은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호성은 3.1이닝 동안 8피안타 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 하고 계획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 초반부터 불리한 볼카운트 승부가 많았다. 스트라이크 39개/볼 26개로 스트/볼 비율도 좋지 않았다.
카운트를 잡으려고 존 안에 던진 공은 장타로 연결됐다. 4회 이재원의 홈런, 멀티 히트 2루타, 요나단 페라자의 2점 홈런이 모두 가운데 몰린 빠른 볼이었다. 최고 147km/h, 평균 142로 스피드와 구위가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다 보니, 가운데 몰린 공은 여지없이 담장을 향했다. 다음 등판 기회에선 특유의 장점인 제구력과 무브먼트를 살리는 투구가 나와야 한다.
이호성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 투수 최하늘도 2.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4회 올라오자마자 2안타 2볼넷으로 2점을 내준 게 아쉬웠다. 다만 하주석의 적시타 이후엔 7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면서 한결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캠프 기간 5선발 후보였던 최하늘은 올 시즌 롱릴리프와 대체선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유격수 후보 김영웅이 무안타에 그친 것도 아쉬운 대목.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이재현은 어깨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진만 감독은 “회복 속도는 정말 빠르다”면서도 “다친 부위가 왼쪽 어깨이다 보니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서) 충격받았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플레이를) 완전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재현의 입단 동기이자 대형 내야수 유망주인 김영웅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스프링캠프 자체 MVP에 선정되기도 한 김영웅에 대해 박 감독은 “기량적인 면이나 여유 면에서 좋아진 것 같다”면서 “시범경기를 통해 좀 더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만 이날 타석에선 박 감독이 기대한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에선 1-0에서 스윙 시도가 중견수 뜬공으로 이어졌다. 5회엔 이민우의 연속 커브에 선 채로 삼진 당했다. 높은 코스 브레이킹 볼에 후한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의 특성에 아직 적응이 필요한 모습.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초구 공략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끝났다.
대신 수비에선 실책이나 실수 없이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타구가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세 차례 땅볼 타구를 차분하게 잡아냈고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켰다. 프로 입단 당시 ‘유격수보다 3루수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조금씩 지워가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 : 스포츠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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