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논란에도...' 두산 '전력주루의 가치', 적장 박진만 감독도 "선수는 끝까지 플레이 해야" 강조 [잠실 현장]

'퇴장 논란에도...' 두산 '전력주루의 가치', 적장 박진만 감독도 "선수는 끝까지 플레이 해야" 강조 [잠실 현장]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래저래 비디오판독 관련해 꼬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올 시즌 3차례나 비디오판독 후 항의 과정에서 퇴장을 당했다.

두산으로선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0차전 팀이 4-8로 끌려가던 8회말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선두 타자 양석환의 타구가 중앙 담장 노란 폴대를 맞고 튀어 나왔는데 2루심은 홈런 시그널을 보냈다. 삼성 선수들이 플레이를 멈췄지만 양석환은 전력질주를 해 홈까지 도달했다.

이후 비디오판독 과정에서 홈런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고 심판진은 홈런이 아닌 것으로 정정하며 주자 재배치권을 통해 양석환을 3루로 돌려보냈다. 이승엽 감독은 홈런이 아닌 상황이었고 이후 계속 플레이를 해 홈까지 파고 들었기에 홈런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 감독은 퇴장 조치를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심판진의 판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충분히 이야기는 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최선의 주루플레이를 펼친 양석환에게 박수를 보냈다. 양석환의 전력질주를 이끈 계기가 있었다. 두산은 지난해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작년 7월 26일 잠실 롯데전에서 9회말 헛스윙을 했고 공이 뒤로 빠져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판단해 1루로 뛰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주심의 파울 콜이 나왔고 자리에 멈춰섰는데 롯데에서 1루로 송구를 해 아웃 선언을 받았던 것이다. 이후 두산은 어떤 상황이 나오더라도 끝까지 플레이를 하자고 약속했고 주장 양석환은 누구보다 솔선수범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한 것이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이승엽 감독은 퇴장 조치를 받았다. 전날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심판진은 "삼성으로선 이미 2루심의 홈런 사인이 나온 후였기에 플레이를 이어갈 의무가 없었다"며 "처음부터 정확히 판정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심판들 또한 당시 상황에 대한 확실한 콜을 내야하는 의무가 있다. 이후 판독 요청이 있을 경우 비디오판독을 통해 정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디오판독 결과 홈런이 아닌 것으로 결과가 바뀌었기에 주자 재배치 권한이 생겼고 재량에 따라 3루까지 충분히 진출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승엽 감독의 항의는 '주자 재배치권에 대한 항의'로 분류된다며 이는 규정상 금지된 '비디오판독 결과(재배치권)'에 대한 항의로, 퇴장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이승엽 감독은 두 시즌 동안 총 4차례 퇴장을 당했는데 모두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로 인한 것이었다. 특히 올 시즌에만 벌써 3번째인데 이 중에선 억울한 장면도 있었다. 이날 퇴장도 지난해 뼈아픈 장면에 대한 학습효과에 대한 억울함을 어필했던 것이었는데 규정상 퇴장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한 양석환의 최선을 다한 주루는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삼성의 수비진은 멈춰섰다. 심판의 홈런 시그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다만 양석환은 상황이 일단락되기 전까지 전력을 다해 플레이했고 우선 홈을 파고 들었다는 차이가 있었다.

만약 양석환도 2루심의 홈런 사인만 보고 천천히 주루플레이를 했다면 비디오판독 결과 2루에 재배치 됐을 수 있지만 삼성의 수비진이 느슨해진 틈을 타 빠르게 달렸다. 심판진은 홈런은 취소됐지만 양석환의 주루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3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는 판단 하에 양석환을 2루가 아닌 3루로 보냈다. 그 결과 양석환은 김기연의 희생플라이로 득점할 수 있었다.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삼성으로서도 곱씹어 볼만한 장면이었다. 경기 전 만난 박진만 감독은 "이성규 선수는 심판의 홈런 시그널은 못 봤고 옆에서 구자욱 선수가 보고 그런 판단을 한 것 같다. 심판이 홈런 제스처를 하니까 거기서 플레이를 멈췄던 것 같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오늘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비디오판독을 하기 전까진 선수들이 끝까지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플레이를 하고 나서 그 다음 상황에 만약에 비디오판독이 필요하다면 판독을 하는 것이다. 항상 선수는 플레이를 끝까지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