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2년

[테마 야구] ‘3할 유격수’ 어디갔나

사비성 2002. 6. 9. 23:56
[테마 야구] ‘3할 유격수’ 어디갔나
[스포테인먼트   2002-06-09 10:18:01]  
 2002시즌 8개 구단 유격수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방망이 좋은 유격수는 '공격 야구'의 표본. 굳이 메이저리그의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유격수는 찬사의 대상이다. 그러나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에는 타율 3할이 넘는 유격수가 단 한 명도 없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3할 유격수는 모두 11명. 포수(8명)와 더불어 3할 타자 배출이 어려운 포지션이다. 그러나 98년 이종범(기아)의 일본 진출로 잠시 3할 유격수가 공백을 맞이한 적은 있었으나 올해처럼 동반부진 사태는 드물었다. ▲이적 증후군 FA로 롯데에서 SK로 팀을 옮긴 김민재(29)는 8일 현재 2할4푼9리(166타수 47안타)의 타율로 부진하다. 지난해 최고의 타격 성적(3할)을 기록하며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민재는 수비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내야를 이끌고 있으나 방망이가 영 신통치 않다. 최근 6경기 타율은 1할2푼5리. 강병철 SK 감독은 "FA계약 등으로 동계훈련이 부실한 탓 아니겠냐"며 "체력안배를 위한 배려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삼성-SK의 5대2 트레이드 주인공 중 하나인 브리또(30)도 2할5푼9리로 제 몫을 못하고 있다. 2000년 국내 프로 데뷔 이후 2년 연속 3할의 관록이 온데간데없다. 김응룡 삼성 감독은 "너무 못해"라며 안타까워한다. 수비에서도 11개의 실책으로 팀내에서 가장 많다. ▲첫술에 배불렀나 현대 박진만(26)과 롯데 김주찬(21)은 지난해 가장 주목받았던 유격수다. 박진만은 데뷔 첫 3할타율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전형적인 수비형 선수에서 공·수를 겸비한 완벽한 선수로 성장한 것. 김주찬도 만만치 않았다. 시즌 중반부터 등장했지만 3할1푼3리의 타율에 29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김민재의 SK 이적 이후에는 경쟁자도 사라져 톱타자 겸 유격수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했었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 둘 모두 주춤하고 있다. 박진만은 8일 현재 타율이 2할1푼6리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도 2할1푼7리. 김주찬은 더욱 심각하다. 타율은 고작 2할7리에 그치고 있고 출루율도 2할대에 불과해 톱타자 자리를 빼앗겼다. 수비불안까지 겹쳐 지난달 중순부터는 1루수로 보직이 변경되고 말았다. ▲부상이 뭔지 LG 유지현(31)과 두산 김민호(33)는 현역 주전 유격수 중 고참급에 속한다. 괜히 나이만 많은 것이 아니라 한때 그라운드를 휘어잡았던 스타 플레이어다. 유지현은 신인이던 94년 곧바로 주전자리를 꿰차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 신인왕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유격수로 떠올랐다. 이종범이 일본으로 건너간 98년 이후에는 골든글러브 2연패를 이루기도 했다. 김민호는 3할타율을 기록한 적은 없지만 95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1등 공신이 됐다. 그해 한국시리즈 MVP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시즌 둘은 나란히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유지현이 올 초 오른팔꿈치와 왼손목을 수술했고 김민호는 지난해 9월 오른무릎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말부터 1군에 복귀했지만 아직 활약은 미미하다. 유지현이 1할9푼5리,김민호는 1할5푼8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