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1년

[프로야구] 박진만,최고 유격수 계보 잇는다

사비성 2001. 5. 2. 17:54

[프로야구] 박진만,최고 유격수 계보 잇는다

[한국일보 2001-05-02 17:30]

 

'강팀이 되려면 수비가 좋아야 한다.' 프로야구감독들이 불문율처럼 여기는 말이다. 96년 창단후 지난 시즌까지 5년간 2차례 우승과 1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현대는 흔히들 '투수의 팀'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한 가지간과한 게 있다.

현대가 강팀으로 군림해온 배경중 하나가 물샐틈 없는 수비력때문이다.

그물망수비의 핵은 유격수 박진만(25)이다. 요즘 야구인들은 인천고를졸업하고 96년 현대의 창단멤버로 프로에 입문한 박진만을 주저없이 최고의 유격수로 꼽는다. 수비만큼은 메이저리그급이라고 평가하는 야구인들도있다.

1일 SK전에서 보여준 박진만의 미기는 근래에 보기드문 것이다. 3회초1사 1루의 실점위기. SK 윤재국은 현대 선발 전준호의 직구를 통타했다.

총알같은 타구는 투수마운드를 지나 중견수쪽으로 빠지는 안타였다. 하지만 박진만은 역동작으로 볼을 잡은후 글러브로 볼을 2루수 박종호에게 토스해줬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박종호는 맨손으로 토스된 볼을 잡아 병살플레이로 연결시켰다.

위기에 빠질뻔 했던 전준호는 박진만의 호수비로 하나로 되살아나 8회2사까지 호투할 수 있었다.

이날 그랜드슬램과 3점 홈런을 때려낸 박경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승리의 숨은 주역은 박진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박진만의 호수비는 시즌초반 침체에 빠졌던 현대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된 원동력중 하나라는 게 정진호 수비코치의 분석이다.

아마시절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했던 정진호 코치는 "몸이 유연하고 어깨가 강하며 상황판단능력이 뛰어나 내야수로서 3박자를 모두 갖췄다. 현역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았던 김재박 감독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없다"고 칭찬한다. 정 코치는 또 "박진만의 수비덕에 건진 승수가 적어도5~6경기는 된다"고 말한다.

김재박-유중일-이종범-유지현의 국내프로야구 최고유격수 계보를 잇는박진만의 호수비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