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2년

현대 박진만 '굿바이 9번타자'

사비성 2002. 2. 22. 00:19
현대 박진만 '굿바이 9번타자'
[굿데이 2002-02-22 11:29]
'굿바이 9번타자.'

현대 박진만(26)이 7년 만에 '9번타자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박진만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 매킨리구장에서 가진 청백전에서 청팀 1번타자로 나와 베라스의 2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올시즌 타순 이동을 예고했다.

96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했던 박진만은 6시즌 동안 9번 타순에 고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3할(383타수 115안타)을 기록하며 정교한 타격솜씨를 뽐냈고, 22개의 홈런을 때리며 9번 타선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했다.

9번타자가 20개 이상 홈런을 쳐낸 것은 프로야구 20년 동안 처음이며,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가 20개 이상 홈런을 친 것도 97년 이종범(32·기아)이 기록한 이래 4년 만에 있는 일.

김용달 타격코치는 "(박)진만이의 타격감은 우리 타자들 중 가장 좋다. 중심타선에 올려도 제 몫을 충분히 할 것이다. 지난해 기록한 63타점은 9번 타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치켜세워 올시즌 타순변동을 기정사실화했다.

박진만은 "프로에 들어올 때부터 수비에 자신이 있어 상대적으로 부족한 타격훈련에 집중했다. 이제야 조금 눈을 뜨는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9번타자 자리를 떠나 타순 상승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박진만이 어디서 내릴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