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박진만의 언중유골

사비성 2004. 10. 11. 00:37
박진만의 언중유골
현대 박진만은 평소 어눌한 어투에 말수도 적다. 하지만 가끔씩 던지는 한마디는 촌철살인으로 상대방을 압도한다. 3차전을 앞두고 박진만을 향해 어설픈 공격에 나섰던 정민태 역시 후배의 한마디에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선공은 선배 정민태가 했다.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던 정민태는 박진만에게 “2차전에서 잡을수도 있는 타구를 놓쳐 내가 6실점이나 했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번트수비 때 발목을 다치는 등 1회에만 3실점한 정민태는 2회 연속안타뒤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오재영이 양준혁에게 2루 베이스 옆을 스치는 중전안타를 맞았다. 정민태로서는 박진만의 화려한 수비가 아쉬웠던 상황. 로페즈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와 정민태는 총 6실점했다. 묵묵히 듣고 있던 박진만은 “같은 부상이라지만 피 흘리며 역투한 (보스턴 레드삭스)커트 실링을 봐요”라고 반격의 화살을 날렸다. 이 한마디에 정민태는 머쓱하게 웃음만 짓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