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1년

[프로야구 현대] 박진만 "골든글러브는 내 몫"

사비성 2001. 7. 4. 18:15

[프로야구 현대] 박진만 "골든글러브는 내 몫"

[한국일보 2001-07-04 15:30]

 

‘순둥이’ 박진만(25)이 화났다.

메이저리그급 유격수 수비를 자랑하는 현대 박진만은 최근 기분이 별로다. 오는7월 17일 열리는 프로야구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을 앞두고 실시되고 있는 팬투표에서 인기와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군 유격수 후보인 박진만은 5차 집계가 끝난 3일까지 1위 유지현(LG)에 압도적인 표차이로 2위에 머물고 있다. 유지현은 8만7표이고 박진만은4만4,401표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 해는 드림과 매직 양리그로 나누어져 드림리그 유격수 부문 올스타로 가볍게 뽑혔는데 올해는 단일리그로 복귀하면서 유지현의 인기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팬들이 집중돼 있는 서울 구단에 인기 선수에게는 힘을 못쓰고 있다.

물론 유지현이 최근 타율 2할8푼8리로 2할6푼6리인 박진만보다 앞서고는있다. 하지만 튼실한 수비실력과 홈런수에선 박진만이 낫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폭넓은 수비는 이미 메이저리그급이라는 찬사를듣고 있다. 여기에 시즌초반 홈런레이스를 주도하는 등 한 단계 높아진 파워로 홈런 13개를 터트리며 거포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올스타 투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기도가 더 큰 변수이다 보니박진만으로선 답답한 일인 것이다.

이렇게 구겨진 자존심을 박진만은 실력으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3일잠실LG전서 다 보여줬다. 안정된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첨병 구실을하며 팀공격을 이끌었다.

9번 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마치 유지현이 보라는 것처럼 한 수 위의 실력을 시위하는 듯했다.

“아직은 팬이 많은 지현이 형에게 밀리겠지만 머지 않아 내 팬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박진만은 “올해는 기필코 3할타율을 기록해 명실상부한 최고 유격수로 재인정을 받겠다”며 어금니를앙다물었다.

박진만이 팬들에게 최고 유격수의 증표인 작년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보여줄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