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이진영, 큰 경기는 큰 수비가 좌우!

사비성 2006. 3. 6. 21:02
박진만-이진영, 큰 경기는 큰 수비가 좌우!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또는 한국시리즈 등 타이틀을 좌우하는 큰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수비가 승부의 향방을 좌우한다.

선수들이 모두가 잘 던지고 잘 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큰 경기일수록 투수나 타자나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린다. 수비수들의 몸도 그만큼 굳어 의외의 실책을 범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인 호수비 하나는 홈런 보다 훨씬 값진 역할을 한다. 단순히 실점위기를 넘기는 것을 넘어 팀분위기를 상승세로 반전시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투지를 불러일으킨다.

한국이 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도 따지고 보면 박진만(삼성)과 이진영(SK)의 호수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진만은 지난 3일 대만전 9회말 수비에서 극적으로 한국을 구해냈다. 2-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맞은 2사 1,3루 위기에서 대타 잔즈야오의 2루 베이스를 뚫는 안타성 타구를 멋진 슬라이딩캐치로 잡아내 2루에 역모션 토스,게임을 마무리했다. 만약 이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급격히 대만쪽으로 분위기가 흐르며 삿포로의 악몽이 재연될 뻔했다.

이진영도 5일 경기에서 2-0으로 뒤지던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니시오카 쓰요시의 우익선상 안타성 타구를 20여m 전력질주한 뒤 다이빙캐치해내 양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싹쓸이 안타가 될 타구를 잡아낸 이진영은 그라운드에 부딪혀 통증이 있는 듯 몸을 웅크리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부상을 무릎 쓴 그의 호수비에 감명을 받은 타선은 곧바로 점수를 뽑아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마운드도 혼을 실은 투구로 보답했다. 결정적인 호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