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세계가 인정한 '최고 유격수'

사비성 2006. 3. 14. 15:45
박진만, 세계가 인정한 '최고 유격수'
[OSEN   2006-03-15 03:21:52] 

[OSEN=에인절 스타디움(애너하임), 박선양 기자] 항상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지만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재빠른 한마리 표범으로 변한다. 물 샐 틈 없는 '그물망 수비'로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는다. 넓은 수비범위, 안정된 포구, 그리고 재빠른 송구로 그야말로 '철벽수비'를 자랑한다.

한국대표팀의 유격수 박진만(30.삼성)이 사상 최초의 야구 월드컵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상대팀 감독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으며 한국팀의 '보이지 않는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팀에 뜻밖의 일격을 당한 벅 마르티네스 미국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투수진의 훌륭한 투구와 유격수의 빛나는 수비에 졌다"며 이날 패인의 하나로 박진만의 수비를 꼽았다.

박진만은 6-1로 앞선 5회초 수비 1사 1, 2루에서 미국팀 5번 치퍼 존스의 총알 타구를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잡아낸 뒤 재빨리 2루로 송구, 더블 플레이를 이끌어내 미국팀 추격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미국 감독도 이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박진만의 진가는 이미 전날 멕시코 감독도 인정을 했다. 한국에 1-2로 패한 후 에스트라다 멕시코 감독은 "한국팀 유격수의 수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만은 멕시코전서도 투수 뒤로 빠지는 타구를 빠른 위치 선정으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여러 번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특급 유격수에 뒤지지 않는 박진만의 수비솜씨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아시아 라운드 대만전서도 빛이 났다. 박진만은 당시 9회 2사 1, 3루에서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캐치해낸 뒤 엎드려서 2루에 토스, 1루 주자를 아웃시키며 한국을 승리로 이끈 수훈갑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팀이 승승장구하며 4강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되기까지에는 해외파를 주축으로 한 투수진과 간판타자 이승엽의 홈런포 못지않게 박진만의 '철벽수비'도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