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0년

박진만, 불방망이는 9회말부터

사비성 2000. 10. 3. 16:13
박진만, 불방망이는 9회말부터
[스포츠투데이 2000-10-03 16:15]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내 활약을 지켜봐 달라.”

특급 유격수 박진만(24·현대)이 막판 투혼을 불사른다.사실 올시즌을 돌이켜보면 박진만만큼 알찬 수확을 거둔 선수도 드물다.그동안 수비만 잘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낙인찍혔던 그였지만 올시즌에는 방망이에서도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시즌을 10경기 남짓 남겨둔 현재 박진만의 타격성적은 타율 2할8푼2리(타격 23위),13홈런,53타점.프로통산 5년 간의 평균타율이 2할3푼5리에 머물렀던 것과 통산 홈런수가 18개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도약이다.

게다가 올스타전을 통해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까지 달고 올림픽 동메달까지 목에 거는 겹경사를 누렸다.박진만의 변신은 시드니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비록 높은 타율은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동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여야 했던 일본과의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마쓰자카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또 아쉬웠던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호투하던 오스월트에게서 첫안타(2루타)를 뽑아내며 팀 공격을 주도한 것도 박진만이었다.

올림픽 이후 달콤한 휴식을 마친 그는 3일 대전 한화전부터 그라운드에 복귀한다.특별한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지만,여기서 안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한때 3할타자의 꿈도 꿨던 그에게는 시즌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박진만은 다시 목표를 세웠다.남은 경기에서 기필코 2할9푼의 타율과 60타점을 기록하는 것.한창 물오른 박진만이 막판 투혼을 다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