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한국시리즈 MVP 박진만, "TV는 가져갈래요"

사비성 2006. 10. 29. 21:10
한국시리즈 MVP 박진만, "TV는 가져갈래요"
[노컷뉴스 2006-10-29 19:45]    

3차전 결승타 및 알토란 활약, '전매특허' 명품수비

김인식 한화 감독은 29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삼성이 박진만에게 연봉을 제일 많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어떤 선수가 가장 얄밉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감독은 "심정수, 김한수 등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잘 못하고 있는데 박진만은 공수에서 펄펄 날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적장'(敵將)에게까지 칭찬을 받은 삼성 박진만(30)이 '2006 삼성 PAVV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현대 시절을 포함해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하는 동안 개인 통산 첫 한국시리즈 MVP. 한국시리즈 6경기 출전해 타율 2할8푼((25타수 7안타) 2타점 4득점. 기록만으로 보면 팀 동료 박한이(타율 .345, 6득점), 조동찬(타율 .346, 4타점)에 못 미친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알토란 같은 타점과 전매특허인 빛나는 수비를 선보였다.

박진만은 선동렬 삼성 감독이 한국시리즈 키포인트로 짚었던 3차전에서 천금의 결승타를 때렸다. 3-3로 맞선 연장 12회 2사 2루에서 상대 마무리 구대성을 상대로 1, 2루 사이의 안타를 쳐낸 것. 박진만은 3차전 1-0으로 앞선 5회에도 2-0으로 달아나는 2루타를 쳐냈다. 지난 21일 1차전에서도 박진만은 3회 방망이가 부러지는 가운데 행운의 중전안타를 때리며 호투하던 상대 선발 류현진을 흔들리게 하는 데 공헌했다.

박진만의 진가는 특기인 수비에서 드러났다. 지난 4차전 4-2로 앞선 연장 10회. 한화는 2사 2, 3루에 4번 김태균이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김태균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공을 강하게 받아쳤고 타구는 오승환의 글러브를 맞고 2루 쪽으로 굴절됐다. 박진만은 이를 침착하게 잡아 1루로 송구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박진만은 한화가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는 가운데 삼성 내야진의 핵심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선동렬 감독과 오승환 등 삼성 선수단이 "우리 내야진은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는 박진만이 중심에 있었다.

박진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혀 MVP 예상을 하지 않았다.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팀 대표로서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올스타나 시리즈 MVP에 오르면 상금을 좋은 데 쓰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면서 "상금 1,000만원은 구단과 상의해 대구지역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박진만은 그러면서도 "부상으로 받은 PAVV TV는 집으로 가져가겠다"며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