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삼성 박진만, '지옥 스케줄'..."그래도 즐거워"

사비성 2006. 11. 2. 21:47
삼성 박진만, '지옥 스케줄'..."그래도 즐거워"
[스포츠조선 2006-11-02 12:40]    
박진만, 지옥 스케줄… 그래도 즐거워!

방송사 인터뷰 요청도 봇물

KS후 3일 휴식→코나미컵 훈련→

7일 日출국→13일 귀국→AG대표팀 합류

KS MVP 상금 1000만원

불우이웃위해 써 주세요

◇삼성 박진만이 2일 오전 9시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소년 소녀 가장 및 독거노인 지원 단체인 '마야의 집'을 방문해 한국시리즈 MVP 상금 1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 구단 제공>

 "지옥 스케줄이라도 할 건 한다!"

 한국시리즈 MVP 박진만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해 1일 훈련을 재개한 가운데 박진만은 "피곤하긴 한 것 같다. 식은땀이 쫘악 나더라"고 말했다.

 올 초 WBC에 참가했고, 시즌 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마당에 겨우 3일 쉬고 훈련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1일 글러브를 끼고 수비 훈련을 하는데 차가운 땀방울이 느껴져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도 박진만은 시리즈 MVP로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짬을 냈다. MVP 인터뷰 때 "상금 1000만 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쓰겠다"고 했던 박진만은 당시 "남들이 MVP 받을 때 다 그런 얘기를 하길래 나도 해봤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마야의 집'을 방문해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소년 소녀 가장과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단체다. 박진만은 삼성과 FA 계약을 했던 2004년 12월에도 '마야의 집'에 1000만 원을 기부한 적이 있다.

 '국민 유격수'로 불릴 만한 활약 덕분에 인터뷰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1일 대구 지역 언론사를 방문했고 1일에는 대구 KBS에 출연했다. 2일 오전에는 대구 MBC, 오후에는 TBC와 인터뷰를 했다.

 앞으로도 박진만의 스케줄은 빡빡하다. 코나미컵을 위해 7일 출국한 뒤 13일 귀국하는데 그날이 바로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일이다. 박진만이 곧바로 소집 장소인 부산으로 이동해야 할지 아니면 똑같은 처지인 오승환과 함께 특별 휴가를 2~3일 받을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박진만은 바쁜 일정에 대해 얘기하며 "대체 어쩌란 말입니까"라는 말과 함께 웃음을 보였다. 한편으로 박진만은 "올시즌은 복 받은 한해였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연말이 되기 전에 류중일 코치로부터 밥 두 끼는 반드시 얻어먹을 계획이다. 올 정규시즌 개막 때 "페넌트레이스에서 실책 10개를 기준으로 근사한 식사 내기를 하자"는 류 코치 제안에 박진만이 동의했었다. 박진만의 올 정규시즌 실책 수는 8개. 게다가 한국시리즈 때도 류 코치가 "실책이 하나도 없으면 밥을 사겠다"고 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박진만은 실책이 없었다. "그건 기필코 얻어먹고야 말겠다"고 한 박진만은 MVP 상금 1000만 원보다 밥 두 끼를 따낸 것에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