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In & Out] '과연 고참은 달라...' 박진만 양귀헬멧 멋지게 손질

사비성 2006. 11. 17. 23:11
[In & Out] '과연 고참은 달라...' 박진만 양귀헬멧 멋지게 손질
[스포츠조선 2006-11-17 12:40]    
◇박진만
 ★…"내가 이런 걸 한두 번 해보나." 역시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 '메이저리그급 유격수' 박진만(삼성)이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고참의 연륜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별것도 아닌 헬멧으로 말이다. 지난 13일 지급 받았던 대표팀 헬멧이 16일이 되자 벌써 너덜너덜해졌다. 겉은 빛이 나는 파란색으로 멀쩡했지만 속의 스펀지가 다 뜯어져 나갔던 것.

 선수들이 거의 쓰지 않는 양귀 헬멧을 아마추어 규정에 따라 꼭 써야 하다 보니 불편함을 느꼈고, 게다가 헬멧이 한국선수들의 머리모양과 맞지 않았다. 특히 선수들이 쓸 때 헬멧의 윗부분까지 꽉 들어가지 않는다. 양쪽 귀부분에 스펀지가 너무 많아 헬멧을 쓰면 다른 사람의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선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머리에 맞게 손질에 들어가는 건 당연한 일. 몇몇 선수들은 가위와 칼로 잘라낸 게 맞나 싶었다. 마치 까마귀가 파먹은 듯 스펀지가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했다. 코나미컵 때문에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16일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인 박진만은 덕아웃에서 지저분해진 동료들의 헬멧을 보고 씩 웃었다. "양귀 헬멧 오랜만에 쓴다"고 말하더니 작은 가위를 가져와 자신의 헬멧 양쪽 귀부분만 살짝 잘라냈다. 울퉁불퉁하게 자른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비교적 깔끔한 면이 드러났다. 헬멧이 머리에 쏙 들어가고 쉽게 벗겨졌다. 옆에서 다른 선수의 헬멧을 거의 난도질한 대표팀 관계자는 그저 놀란 눈을 할 뿐.

 박진만은 자신의 머리에 딱 맞는 헬멧을 쓰고 16일 대표팀 선수로 첫 타격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