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옛스승 김재박 감독 위해 '결초보은!' |
월드클래스 유격수인 삼성 박진만은 23일 오후 6시 자가용을 몰고 부지런히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이날 밤 10시30분 카타르 도하로 출발하는 야구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으로 연결된 박진만은 "도하에 갔다 와서도 각종 시상식 때문에 서울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아예 차를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박진만은 "이번에도 대만에 지면 안 된다. 감독님 입장도 있고 하니 반드시 대만전에서 이겨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박진만이 말한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인 LG 김재박 감독이다. '감독님 입장'은 김재박 감독과 대만과의 얽힌 관계를 언급한 것이다. 2003년 말 김재박 감독은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일본 삿포로에서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을 치렀다. 당시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4대5로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서 아테네행 티켓을 날렸다. 지도자로서의 김 감독 경력에 첫 오점이 됐고, 스스로 "그때 어떻게 숙소까지 돌아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아픈 기억이었다. 이 같은 과거 때문에 김재박 감독은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을 자원했다. 그래서 박진만의 각오도 남다르다. 삼성 소속으로 소속팀 선동열 감독에게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했다. 옛 스승인 김재박 감독에게는 금메달을 선물하고픈 마음이다. 올시즌 후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구성될 때 몇몇 베테랑급 선수들이 차출을 거부해 논란이 있었다. 박진만은 일찌감치"가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박 감독이 당연히 부를 것으로 생각했고 따르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재박 감독이 현대 시절 다른 팀으로 떠나보낸 걸 뼈아파하며 아쉬워한 대상이 바로 박진만이다. 박진만이 2004년 말 FA 신분을 얻은 뒤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고선 김 감독과의 통화에서 눈물을 흘렸던 일화도 있다. 올 한해 터프한 일정을 치르고 있는 박진만은 "코피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피곤하다. 하지만 유격수 대선배이자 옛 스승인 김재박감독을 위해 2006년 최후의 결전을 웃음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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