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송구영신 인터뷰] 박진만 “5년연속 챔피언반지, 당연하지!”

사비성 2006. 12. 26. 23:37
[송구영신 인터뷰] 박진만 “5년연속 챔피언반지, 당연하지!”
[스포츠칸 2006-12-26 22:33]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6년 가장 바쁜 한해를 보낸 삼성 박진만(30)에게 26일 오후 전화했다. 그의 전화는 여전히 통화 중. 3번이나 리다이얼을 한 끝에 통화가 됐다.

“지금 여행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내와 오붓하게 다녀오려고요.”

박진만은 오후 8시 아내 고영미씨와 사이판으로 떠났다. 30일까지 사이판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올 계획이다.

2003년 12월 고영미씨와 결혼을 한 박진만은 매년 11월말이나 12월초면 해외로 휴가를 갔다. 비시즌 동안 아내에게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올해는 부부 여행도 늦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바빠서.

“도하에서 귀국(12월9일)한 뒤 그냥 쉬기만 했어요. 이제 주변 정리가 돼 사이판으로 떠납니다.”

 

#이보다 더 바쁠 수는 없다

박진만은 올해 정신없이 야구만 했다. 1월 괌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3월에는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에 발탁돼 일본과 미국을 오갔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세계 최고의 유격수라는 칭찬도 받았다. 박진만은 국내로 돌아와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뒤 코나미컵(11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12월)까지 소화했다.

“20년 넘게 야구하면서 이렇게 바쁜 적은 처음이에요. WBC 4강과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좀 아쉬워요. 하늘에 있다가 땅으로 떨어진 셈이죠. 하지만 올해 개인적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낸 것 같아요.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솔직히 내년이 걱정된다

1년 내내 야구와 씨름한 박진만은 몸상태가 엉망이다. 아직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허리 통증 때문에 괴롭다.

박진만은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모범 FA’가 되기 위해 남모르게 노력했다. 12월 기초 체력 훈련을 완벽하게 마쳐 1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냥 쉬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다.

“도하에서 마무리를 잘했다면 기분이라도 좋았을 텐데요. 무척 아쉬워요. 고생만 하고 결과물을 얻지 못했으니….”

 

#그래도 ‘황돌이’를 위해 뛴다

박진만은 내년 5월이면 아빠가 된다. 현재 아내가 임신 6개월이어서 밤마다 야식을 ‘상납’하느라 정신없다.

허리 부상 때문에 걱정이라는 박진만. 내년에 태어날 2세 얘기를 하니까 밝은 목소리로 화답했다. 아기가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띠’에 태어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태명을 황돌이로 지었어요. 황돌이에게 내년에 우승 반지를 선물하려고요. 내년만 우승하면 5년 연속 챔피언 반지를 끼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고 하네요. 기대해주세요. 하하.”

박진만은 사이판 여행을 마친 뒤 내년 1월1일 대구로 내려가 개인 훈련을 시작한다. 행복한 정해년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