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 김식] 피곤한 두 남자가 이제서야 웃기 시작했다.
지난 2년 동안 유난히 빡빡한 한 시즌을 보냈던 삼성 유격수 박진만(31)과 마무리 오승환(25)이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착착 소화하고 있다.
둘은 1월 13일부터 시작한 괌 전지훈련에서 별도 스케줄에 따라 훈련했다. 이어 지난 10일 일본 오키나와로 옮겨 계속된 실전훈련에서야 컨디션이 본궤도에 올랐다.
오키나와 온나손구장에서 만난 삼성 선수들은 얼굴이 죄다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반면 박진만은 햐얀 피부를 탱탱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박진만은 “괌에서 처음 10여 일간은 웜업만 했다. 2월부터 조금씩 동료들 훈련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이제 타격도 수비도 다 한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올해는 4월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더 많이 던질 수 있다”며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 오승환은 다른 투수들보다 20일 정도 늦게 캐치볼과 이어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지난해 박진만과 오승환은 쉴 틈이 없었다. 1월 중순 삼성 전지훈련을 떠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뛰었고. 귀국하자마자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을 맞이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11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와 12월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다.
둘만큼 장소와 유니폼을 바꿔가며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는 프로야구 사상 없없다. 후유증이 없을 리 없었다. 2년 연속 풀시즌을 던졌던 오승환은 지난해 12월 서울삼성의료원 종합검진에서 심폐지구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근육도 약간 뭉쳐 있었다. 늘 씩씩한 얼굴이었지만 사실 피곤했던 것이다.
박진만은 개인훈련을 할 시간이 없었던 탓에 지난달 6일 대구구장에서 시작한 첫 합동훈련에서 왼쪽 무릎 통증을 느꼈다. 무리하지 말라는 선동열 삼성 감독의 배려로 팀훈련 일정과 별개로 괌에서는 개인훈련을 하다시피 했다.
이제서야 팀훈련을 쫓아다닌 둘의 얼굴은 활짝 폈다. 권오경 삼성 트레이너는 “둘은 서서히 몸을 만들어왔다. 3월 시범경기에 나서는 데는 지장이 없고. 4월 개막 때는 완전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