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프리즘> 신인왕 명가, 현대의 비밀(下) |
[iMBCsports 2005-02-02 15:19] |
◎ 빌리 빈의 가치투자와 현대
여기서 눈여겨 볼 사실은 현대만큼 유망주 발굴에 노하우를 지닌 구단이 없다는 사실. 마치 '레인메이커'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의 철학인 '가치투자(Value Investment)'에 가장 근접한 투자원칙을 현대가 보유한 걸로 볼 수 있다.
빈의 가치투자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장래성이 뛰어난 유망주를 헐값에 사서 특급 선수로 키운다. 그 다음 그 선수가 최고의 시장가치를 지닌 정확한 타이밍을 포착, 타 구단에 판다. 이 때 받은 자금으로 다시 유망주를 사서 다시 적시에 키워 파는 사이클이 바로 가치투자의 원리다.
빈 단장은 '클로저' 트레이드로 연속 대박을 터트린 뒤 올 오프시즌에는 선발투수에 손을 댔다.그는 팀 허드슨(애틀란타 브레이브스)과 마크 멀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떠나보내 '영건 3인방'이 사실상 발전적 해체를 맡게 됐다. 성장 한계치에 다다른 선수의 정확한 매도 타이밍을 포착한 것.
현대도 유사하다. 심정수와 박진만이라는 리그 최고의 플레이어를 길러낸 뒤, 거액의 FA 보상금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시켰고 이젠 무명의 지명선수들로부터 제 2의 심정수와 박진만을 길러내고 있다. 바로 빈의 가치투자의 한국형 모델인 셈.
김재박 감독이 제 2의 박진만으로 지목, 자신의 선수시절 등번호 7번을 물려준 유격수 차화준(경주고졸, 2005 2차 1순위 지명)도 전국무대엔 그리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결국, 선수의 현재 네임밸류에 의한 지명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존중한 현대 특유의 신인 지명으로 볼 수 있다.
◎ '신인왕 명가' 현대의 비밀
현대가 3년 연속 투수 신인왕을 배출하게 된 배경으로 빈 철학인 가치투자의 한국식 적용과 진흙 속 진주를 캐낼 수 있는 스카우트의 안목, 그리고 체계적인 팜 시스템과 '마이더스의 손' 김시진 투수코치의 눈높이식 지도방식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 모든 요소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뤄 '선택과 집중(Selection and Concentration)'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만약 위의 4가지 요소 중 한 경우라도 결여되었다면, 2차 지명에서 3년 연속 투수 신인왕 배출이라는 진귀한 기록은 수립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
이게 바로 최강구단 현대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기사 > 200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야구 연봉 1억원 시대 개막 (0) | 2005.02.28 |
---|---|
'한국판 양키스', 삼성 13억짜리 초호화 내야진 (0) | 2005.02.28 |
월급6,250만원…심정수 연봉 킹 (0) | 2005.02.28 |
인사이드 피치] 184. 더 많은 야구 우상을 위하여 (0) | 2005.02.22 |
겨울잠 깬 사자 군단 (0) | 2005.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