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1S1B]이병규의 주니치행과 한국의 세대교체
[SPN 2007-09-06 11: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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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LG의 결정에 딴지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이병규의 일화를 통해 전체적인 우리 야구계의 분위기가 고참급 선수들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다시 한번 말하고 싶을 뿐이다. 현재 일본 퍼시픽리그 홈런 1위는 야마사키(라쿠텐)다. 68년생이니 우리 나이로는 40살의 노장이다. 2004년에 홈런 4개에 그치며 은퇴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라쿠텐으로 팀을 옮겨 다시 만개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야마사키는 회춘 비결에 대해 "기술적으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는다. 특히 다음 공을 예측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라쿠텐 감독은 그 유명한 노무라 감독이다. 노무라 감독의 믿음과 지원이 고목나무에서 꽃이 피게 한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야구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동기 부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젊은 선수 육성은 팀의 뿌리를 든든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그러나 물 잘 주고 볕 좋은 곳에 둔다고 꼭 대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영양분을 빨아들일 수 있는 좋은 토양이 갖춰져야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참들은 바로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양분이다. 노무라 감독은 실제로 신인급 선수들에게 "이치로같은 천재를 따라하면 아무 것도 늘지 않는다. 천재는 아니지만 노력으로 이겨내고 있는 야마사키 같은 선수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삼성 박진만은 얼마 전 이런 말을 했다. "야구가 그렇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보고 배울 수 있을 때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를 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한국야구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존재다." 몇년 사이 인위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던 팀들의 최근 성적을 따져보면 박진만의 말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제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 어느해 보다 뜨거웠던 순위 경쟁도 이젠 조금씩 정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아직 4강권 팀들의 자리다툼이 남아 있지만 4강 탈락 유력 팀도 하나씩 늘고 있다. 이쯤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두가 한가지 있다. '세대교체'가 그것이다. 올해 성적이 물 건너간 만큼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내년 시즌을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이쯤되면 팀 내 고참 선수들은 마치 눈엣 가시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얼마 전 (아직 고참이라고 부르긴 어린)한 선수에게 '세대교체'와 관련된 얘기 한가지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선수는 주니치에서 활약중인 이병규와 각별한 사이인데 "왜 우리나라는 안되면 세대교체부터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병규형이 주니치를 택할때도 그런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주니치 사람들은 병규형에게 "30대 중반이면 본격적으로 야구를 알면서 할 수 있는 나이다. 당신의 나이는 계약에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했다더라. 돈도 돈이지만 그런 분위기가 맘에 들어 팀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병규는 주니치행이 결정된 뒤 "우리나라는 플레이가 아니라 나이에 연연하는 것 같다. 지난 성적을 과거로만 여기고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적게 평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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