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31·삼성)은 200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부동의 국가대표 유격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7년간 '드림팀' 멤버에 빠짐 없이 포함돼 '명품 수비'로 한국 야구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
아직 앳된 얼굴의 박진만이지만 어느새 나이가 서른을 훌쩍 넘었고 올해는 첫 아들까지 얻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 대표팀에서도 박진만은 이제 젊은 후배 2루수들을 이끌면서 환상의 키스톤 콤비를 이뤄야 하는 중책까지 떠맡았다.
박진만은 그동안 시드니 올림픽에서 박종호(삼성),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김종국(KIA) 등 선배 2루수들과 호흡을 맞추었다.
그러나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정근우(25·SK)에 이어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도 고영민(23·두산) 또는 정근우가 주전 2루수로서 선배 유격수 박진만과 키스톤 콤비를 맡을 예정이다.
"새로운 2루수가 낯설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박진만은 "고영민과 정근우 모두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큰 경기 경험이 적기 때문에 경기 중에 최대한 말을 걸어 긴장감을 풀어줄 계획"이라고 베테랑다운 답변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무엇보다 수비와 기동력을 중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철벽 수비'의 핵심에는 '내야 사령관' 박진만이 자리잡고 있다.
박진만은 지난 14일 상비군과의 오키나와 첫 평가전에서도 빠른 땅볼과 좌우 깊숙한 안타성 타구를 잇달아 그림처럼 잡아내 양팀 벤치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진만은 "국제 대회같은 단기전은 무엇보다 투수 싸움이 중요하다. 투수들이 안정감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하우를 발휘해 좋은 수비를 펼치겠다"고 올림픽 예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