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7년

야구대표팀 박진만, "몸쪽 공엔 몸으로 승부하겠다"

사비성 2007. 11. 21. 09:38
야구대표팀 박진만, "몸쪽 공엔 몸으로 승부하겠다"
스포츠조선 | 기사입력 2007-11-21 09:24   

 

'저보다 나은 선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싹 걷어치우게 만드는 포지션이 대표팀에 단 한군데 있다. 유격수 박진만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물흐르듯 자연스런 포구 자세, 타자와 주자의 발을 감안해 강약을 조절하는 송구 컨트롤, 게다가 한박자 빠른 타구 판단은 박진만을 김재박 류중일로 이어지는 한국 최고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이 있으니 그건 바로 타격시 상체의 움직임이다.

 

 ▶기술(Technical)

 박진만은 본래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유격수가 헉헉거리며 잡을 타구를 미리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여유있게 처리한다. 배트에 공이 맞는 소리를 듣고 타구의 속도와 방향을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초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를 쉽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수비 능력을 문제삼는 것은 그래서 '실례'다. 다만 타격에선 본인도 인정하는 문제점이 있다.

 공을 칠 때 중심 이동이 큰 편이다. 상체가 앞으로 나가면서 리듬과 타이밍을 잡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왼발을 내디디는 폭, 즉 스트라이드가 넓은 편이다. 그런데 이같은 스타일로 투수 타이밍에 맞추다 보면 자칫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중심이 흐트러질 수 있다.

 몸이 앞으로 나가더라도 전체적인 중심만은 남겨 둬야 하는데 상체가 쏠리면서 하체 밸런스까지 무너지는 것이다. 박진만은 한번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 오래 가는 편인데, 상체의 흔들림을 바로잡지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김기태 타격코치로부터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몸상태(Physical)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뒀던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훨씬 나은 편이다. 올해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바람에 예년에 비하면 비교적 쉬는 기간이 길었다. 그러나 휴식이 오히려 독이 됐을까. 이달초 대표팀에 소집된 뒤 컨디션 저하로 고생했다. 몇차례 평가전을 거치면서 80% 수준까지 컨디션을 회복시킨 상태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정신력(Mental)

 박진만은 "몸을 들이대서 맞고라도 나가겠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야구대표팀 최악의 비극이었던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과 작년 말 도하 아시안게임에 모두 참가했던 선수다. 박진만은 "아테네올림픽 예선 때는 일본이 강한 전력이었기 때문에 져도 아쉬움이 덜했다. 하지만 작년 아시안게임 때 일본 사회인 선발에게 패한 건 정말 치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몸쪽 공엔 몸으로 승부하겠다"는 말이 믿음직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