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테마록]최향남과 박진만의 승부...좀 더 돌아갔다면 어땠을까

[PS테마록]최향남과 박진만의 승부...좀 더 돌아갔다면 어땠을까

기사입력 2008-10-09 23:03 

[사직=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위기 뒤엔 찬스가 온다"는 말은 야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면 누구나 아는 얘기다. 그만큼 널리 알려졌고 또 실제 그와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바꿔 말하면 '기회' 속엔 '위기'가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좋은 찬스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 반대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삼성은 2-2 동점이던 7회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롯데 벤치는 진갑용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타격감이 나쁜 최형우와 대결을 선택했다. 삼성 벤치가 대타 심광호를 투입했지만 2루 플라이로 물러나 일단은 성공.

이어 최향남을 투입, 확실한 매조지에 나섰다. 그러나 최향남은 박진만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고 2점을 빼앗겼다.

최향남은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은 뒤 이후 3개 연속 변화구를 던졌다. 박진만은 4구째 변화구에 크게 헛스윙을 했다. 직구 타이밍을 노린 듯 보였다.

그리고 5구째. 최향남 강민호 배터리는 직구를 택했다. 몸쪽에 박히는 힘 있는 공으로 박진만을 압박하려했지만 박진만은 기다렸다는 듯 이 공을 힘껏 걷어올려 장타를 만들어냈다.

박진만의 뒷 타자는 이날 2루타와 홈런을 때려낸 채태인이었다. 어떻게든 박진만과 상대할 가능성이 높았다. 볼 카운트에 여유가 있었던 만큼 한번쯤 더 돌아가는 승부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직구 선택은 문제가 없었다. 다만 로케이션이 나빴을 뿐이다. 최향남이 못 던졌다기 보다 박진만이 잘 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몸쪽에 목표한대로 제구가 됐다면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향남은 제주가 칼날같이 예리한 투수는 아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제구만 놓고 보면 실수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유형이다.

박진만과 승부는 최고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박진만은 이에 대해 "직구를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하면 친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