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이틀연속 결승타 ‘내가 해결사’

박진만, 이틀연속 결승타 ‘내가 해결사’

기사입력 2008-10-09 23:01 

[일간스포츠 한용섭]

삼성 박진만(32)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PO) 1~2차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6차례나 경험, 현역 선수로는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박진만은 큰 경기 경험이 살려 중요한 순간에 매서운 방망이로 팀에 기여했다.

박진만은 올 시즌 타율 2할4푼4리를 기록, 규정 타석을 채운 39명의 타자 중 38위였다. 시즌 중반까지 겨우 2할대를 넘었지만 9~10월 19경기에서 타율 3할7푼3리(59타수 20안타)로 늦바람을 내면서 김민재(한화)를 3리차로 제치고 꼴찌를 면했다.

박진만은 올림픽 휴식기 이후 대활약에 대해 "일년 내내 못 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머쓱해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준PO를 앞두고 베테랑의 경험을 중시해 시즌 후반 타격감이 좋았던 박진만을 6번 타순까지 올렸다.

박진만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PO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시즌 성적과 변함없는 기록을 보였다. 그러나 1안타가 천금같은 장타 한 방이었다. 박진만은 2-2로 팽팽한 7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강영식에서 최향남으로 바뀌었다. 박진만은 올 시즌 3타수 무안타였던 최향남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고 타구는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했다.

박진만의 타구가 날아가자 3루 주자 박석민은 두 손을 번쩍 들고 홈을 밟았고 2루주자 양준혁까지 홈인했다. 2타점 결승 2루타. 삼성은 2점을 끝까지 지켜 4-3로 승리했다.

박진만은 8일 1차전에서도 1-1 동점인 3회 1사 만루에서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는 팀 배팅으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만루라는 부담스런 상황에서, 세상에서 제일 열광적인 롯데 팬들의 야유를 받으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결과이다.

공격에서는 평소에는 위협적이지 않다가도 결정적인 찬스 순간에는 빛을 발하는 스타일은 여전했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명품 수비로 인정받은 수비는 여전히 빈틈없었다. 박진만은 경기 전 "시즌 후 내야 그라운드 정비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 불규칙 바운드가 많다"고 툴툴거렸지만 자신에게 굴러오는 모든 타구를 침착하고 깔끔한 글러브질로 철벽 내야를 이끌었다.

박진만의 말=6번 타순에 있으니 앞타자들이 출루를 많이 해서 찬스가 자주 걸린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경기로 생각하고 즐긴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찬스 때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

7회 만루에서는 자신 없이 치다가 '병살타 되는 것보다 뒤에 타격감 좋은 채태인이 있어 삼진 먹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크게 돌린 것이 좋은 타구가 됐다. 직구를 노린 것은 아니고 비슷하면 치겠다는 생각이었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박진만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 참가 경험이 많은 대단한 선수로 빅 클러치 히터를 때렸다. 큰 선수가 큰 적시타를 쳤다. 만루 상황에서 친 것이 아주 잘하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