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의 눈] 두산, PO3차전 박진만에게 당했다

[이순철의 눈] 두산, PO3차전 박진만에게 당했다

기사입력 2008-10-19 18:01

 

두산은 딱 한 사람, 박진만에게 당했다. 박진만이 3차례의 위기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준게 삼성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3회 2사 만루서 김현수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잡아 아웃시킨 것은 수비 시프트에다 타구가 투수 글러브에 맞고 약간 굴절된 덕도 있었지만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이 아니었다. 박진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이 수비가 3차전에서 가장 의미가 컸다. 두산 공격의 맥을 끊고, 삼성의 분위기 상승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또 4회 1사 1,3루서 이대수의 느린 땅볼을 잡아 재빠른 송구로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키고, 8회 2사 만루서 김현수의 잘 맞힌 직선타구를 점프해서 잡아낸 것 모두 호수비였다.

　삼성은 박석민이 합류하면서 투-타의 짜임새가 높아졌다. 삼성은 대체적으로 물레방아 돌아가듯 경기가 매끄럽게 풀렸다. 수비에서는 두산의 공격을 잘 끊고, 공격 찬스에서는 한 방씩 터졌다. 최형우가 그 동안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공수에서 선동열 감독의 꾸준한 믿음에 잘 보답했다.

　선발 윤성환이 모처럼 5회까지 무난한 피칭을 하면서 중간투수들이 무리하지 않고 막을 수 있었다.

　두산은 테이블세터진과 하위타선에서 나름대로 잘해 줬는데 중심에서 뭔가 안 이루어져 조화가 안된 느낌이었다. 기동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에도 연결이 잘 안된 이유다.

　7회 오재원의 오버런 아웃 역시 완전히 맥을 끊는 실수였다. 삼성 3루수 김재걸이 2루로 재빨리 던진 판단도 좋았다.

　두산이 6회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김상현이 아니라 2차전서 투구수가 많기는 했지만 임태훈을 냈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든다.

　두산은 또 오늘 왼손 이혜천을 선발로 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겼어야 했다. 이혜천은 4, 5차전에 나오기 힘들다. 삼성 왼손 타자들을 막으려면 왼손 릴리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두산으로서는 이로써 4, 5차전 선발투수가 6회 이상 던져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페넌트레이스도 마찬가지겠지만 야구는 멘탈 경기다.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두산 선수들은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운동장에 나와야 한다. 2차전을 포함해서 과정은 좋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경험도 많으니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임하면 4차전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전 LG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