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5년

"현대에서 어떤 역할했는지 짐작간다" 칭찬

사비성 2005. 5. 22. 16:17
"현대에서 어떤 역할했는지 짐작간다" 칭찬
SUN "역시 박진만"

삼성 선동열 감독(42)이 부상에서 복귀한 유격수 박진만(29)의 플레이에 폭 빠졌다. 선감독은 22일 "역시 달랐다. 현대에서 박진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며 칭찬했다.

지난 금요일(20일) 오른 손등 실금 부상을 털어내고 1군에 합류한 박진만은 2경기서 타율 2할5푼(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군 합류 직전에 2군서 2경기를 뛰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기 적응이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박진만의 진가는 여실히 드러났다. 21일 한화전에선 0-2로 뒤진 5회말에 2타점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덕분에 삼성의 5대2 승리가 가능했다.

정작 중요한 건 20일 한화전이었다. 이 경기서 박진만은 1-3으로 뒤진 6회 무사 1,2루서 희생번트를 댔지만 타구가 뜨는 바람에 투수에게 잡혀 아웃됐고,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 김재걸 마저 횡사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작전실패였던 이 타석에 사실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선감독은 "그때 박진만에게 버스터 사인을 냈다. 그런데 진만이가 독자적으로 히팅 대신 번트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박진만의 명백한 벤치 지시 불이행이었다. 이로 인해 박진만은 팀내규에 따라 10만원 벌금을 물었다.

그러나 선감독은 "벌금은 벌금이지만 작전을 따르지 않은 배경이 흥미롭다.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 첫 경기를 치르던 중이었다. 적응이 어려웠을텐데 그 상황서 번트를 택한 건 결국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감독은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박진만이 버스터 대신 번트를 택한 것은 화려함 보다는 팀성적을 중시하는 습관 덕분인 것으로 파악한 셈이다. 선감독은 "왜 박진만이란 선수가 현대에서 큰 역할을 했던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주에는 현대 출신 키스톤 콤비가 본격적으로 손발을 맞출 예정. 선감독은 화
요일 SK전부터 2루수 박종호-유격수 박진만 콤비를 본격 기용할 생각이다. 기존 유격수 김재걸에겐 백업으로 뛰면서 체력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