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이 공을 던졌다. 지난 10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최종엔트리 문제도 숨통이 트였으니 희소식이다.
우선 엔트리 문제가 해결됐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부상자 교체에 대한 확답을 들었다"며 "최종엔트리 제출후에도 부상자가 생기면 대회 개막 전날인 3월4일까지 교체할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박진만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킨 뒤 상태를 봐서 결정할 계획이다. 일단 22일 훈련 뒤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현재로서는 이범호나 최 정 중 한명을 제외시켜 소속팀으로 돌려보낼 생각"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박진만은 1라운드 아시아 예선은 뛰기 힘들지만 2라운드 미국 본선에선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은 22일에는 손 혁 인스트럭터와 캐치볼을 했다. 그동안 뒤로 팔을 돌리지 못했지만 이날은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캐치볼 뒤 "그동안은 스로잉이 안됐는데 이제는 아픈걸 조절하면서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느낌도 좋다"며 오랜만에 웃음을 보였다.
▶준비부터 신중하게
공을 던지기에 앞서 박진만에게 손 인스트럭터와 한경진 트레이너가 따라붙었다. 튜빙으로 어깨를 돌리고 어깨 스트레칭을 했다. 스트레칭 도중 간간이 한 트레이너가 어깨를 마시지했다. 근육이 뭉치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한 30여분을 진행했다. 그 다음 손 인스트럭터가 "괜찮냐"고 물은 뒤 글러브를 잡았다.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1단계
박진만은 손 인스트럭터와 거리를 두고 섰다. "어깨를 쓰지 말고 팔만 갖고 던져봐라"는 손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가볍게 공을 던졌다. 둘 사이의 거리는 10m 정도였다.
이 훈련은 ITP 1단계다. 보통 어깨 재활을 하는 선수들은 처음에 15m 정도 거리에서 25개씩 두 번 공을 던진다. 다음날에는 25개씩 세 번 던진다. 그리고 하루를 쉰다. 이어 거리를 5m씩 늘리며 60m 롱토스까지 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그 정도까지 던지면 어깨는 이상이 없는 것이다. 박진만은 그 첫 걸음을 뗀 것이다.
▶남아있는 통증
공을 던지는 도중 간간이 통증을 호소했다. "멀리 던지려니까 부담스럽고 아프다"고 했다. 그러자 손 인스트럭터가 "어깨에 부담이 안가게 옆으로 던져라"고 지시한다. 잠수함 모션으로 공을 던지니 통증을 못 느꼈다.
몇 번 던지다가 이번에는 스텝까지 밟았다. 한발 나가면서 송구를 했다. 팔도 점점 올라갔다. 처음에 느꼈던 통증이 한결 줄어들었다. 손 인스트럭터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 박진만이 하기에 달려있다"고 했다. 박진만도 "어깨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좋아졌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