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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유격수’ 박진만의 그라운드 복귀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 중이다. 22일(한국시간) 훈련에서는 어깨부상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m 캐치볼을 시작했다. 최종엔트리 합류가 굳어진 그가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잇단 악재에 시달리던 대표팀으로선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4개월 만의 캐치볼 모두가 깜짝
대표팀 훈련이 열리고 있는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파크. 동료선수들과 함께 훈련장에 나온 박진만은 곧바로 손혁 인스트럭터와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다른 선수들의 스트레칭과는 달리 박진만은 어깨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트레칭을 한다. 30분 동안 스트레칭과 튜빙으로 몸을 푼 박진만은 손혁 인스트럭터와 함께 글러브를 들고 그라운드로 들어오더니 10m 거리에서 가벼운 캐치볼을 시작했다. 박진만은 “그동안 스냅으로만 던졌는데 어깨에 힘이 모이는 느낌”이라며 신기해 했다. 부상이후 약 4개월 만에 시작한 캐치볼에 수비훈련을 하던 선수들도 신기한 듯 지켜봤다.
▲복귀 프로젝트 1단계는 ITP
박진만의 몸상태를 체크하던 대표팀 한경진 트레이닝코치는 “10m거리에서 캐치볼을 시작할 수 있게 돼 오늘부터 ITP(Interval Throwing Program·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TP는 주로 어깨부상을 당한 투수들이 재활과정에 하는 훈련으로. 캐치볼 거리를 조금씩 늘려 투구 및 송구가 가능하도록 어깨 근력을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15m에서 시작해 25개 송구를 1세트로 2회씩. 이삼일 간 반복한다. 하루 휴식을 취한 후 5m씩 늘려 같은 프로그램을 소화하는데. 60m까지 거리를 넓히면 마무리 단계다. 한 트레이닝코치는 “60m까지 롱토스가 가능해지면 40m정도는 직선으로 송구할 수 있는 몸이 된다. 내야수의 경우 40m만 던져도 충분하기 때문에 일단 박진만은 40m를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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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훈련 소화 강한 의욕보여
캐치볼을 마친 박진만은 조대현 트레이닝코치에게 마사지를 받았다. 어깨를 이용한 캐치볼을 했기 때문에 “아이싱을 하자”는 트레이닝 코치의 제안에 “마저 하고 하자”며 방망이를 들고 타격훈련장으로 이동했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수준의 타격을 했던 박진만은 이 날 힘있는 타구를 몇 차례 날렸다. 여전히 폴로스로를 동반한 풀스윙은 불가능했지만. 임팩트 순간에 힘을 싣는 모습이 보였다. 워낙 손목힘이 강해 임팩트 순간에 체중을 실으니 100m 거리의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타구를 때려내기도 했다. 박진만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배팅볼투수가 던지는 볼은 그래도 통증없이 칠 수 있는데. 투수들이 던지는 볼은 여전히 아프다. 그래도 느낌은 좋다”며 웃었다.
▲‘명품’어깨 철벽 보호령 발동
훈련을 마친 박진만은 결국 아이싱을 했다. 얼음주머니를 어깨에 찬 그는 “송구나 타격 모두 아직 통증은 있다. 하지만 어깨에 힘이 모이는 걸 느끼니까 내가 조절하면서 던질 수 있게 됐다. 하와이에 올 때만해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웃었다. 겉은 웃고 있지만 본인 속도 까맣게 타 들어가는 모양이다. 주위에서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다고 전하자 “말도 마라. 주변에서 너무 기대를 하니까 엄청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밝다. ‘무조건 최종엔트리 포함’을 선언한 김인식 감독은 “3월 3일까지는 엔트리 확정 후에도 부상자가 나오면 교체가 가능하다. 심지어 45명 엔트리 외에서도 뽑을 수 있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만큼 박진만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