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0년

골든글러브 만년 후보 설움 “이번만은…”

사비성 2000. 12. 11. 17:20
골든글러브 만년 후보 설움 “이번만은…”
[스포츠투데이 2000-12-11 11:46]
골든글러브 첫 수상을 노리는 선수들의 사연이 모두 기구하다. 김동주·우즈·장원진(이상 두산),박진만·임선동(이상 현대),송지만(한화) 등 6명이 ‘첫 트로피를 반드시 품에 안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나름대로 맺힌 한이 많기에 황금장갑에 대한 욕심도 그만큼 크다.

99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장원진(외야수)과 우즈(당시 1루수)는 전체 후보 중 단 1표도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박진만(유격수)이 얻은 표 역시 단 1개뿐이었다. 98년 MVP를 차지하고도 그해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이승엽에게 내준 우즈는 3년 연속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유일한 외국인 선수. 올해는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겨 만년 후보의 설움을 털어낸다는 각오다.

장원진은 골든글러브에 대한 미련 때문에 10일 출발하는 돗토리현 훈련에 빠졌다. 시상식을 위해 출국날짜를 13일로 옮기며 공을 들였다. 팀 동료인 심정수·정수근이 모두 외야수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어 표가 분산되는 것이 원망스럽지만 최다안타 1위의 성적표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시즌 초부터 “무조건 골든글러브를 받고 말겠다”고 큰소리를 친 박진만은 골든글러브 수상이 국내 최고의 명수비수로 인정받는 기회라고 믿는다. 99년에는 5명의 후보 중 꼴찌였지만 올해는 당당히 1위 후보에 올라 있다.

다승왕·탈삼진왕인 임선동은 체면치레를 해야 한다. 지난 MVP 시상식에서 타이틀을 2개나 거머쥐고도 팀 동료인 포수 박경완에게 ‘최고 선수’ 왕관을 내줬다. 지난해 무승에 그쳤던 임선동에게는 화려한 재기에 대한 ‘상징표’가 있어야 한다.

올해 송지만(외야수)만큼 억울한 선수도 없었다.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발목 부상으로 도중 하차했고,남은 시즌 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했다. 타율·홈런·타점왕을 휩쓸 준비가 돼 있었지만 모든 꿈이 무산됐다. 결국 장타율 1위만 기록한 송지만에게 골든글러브는 아픈 상처를 달랠 유일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