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골든글러브 한 번 더 타고 싶다"

박진만, "골든글러브 한 번 더 타고 싶다"

기사입력 2009-06-04 11:15 

<조이뉴스24>

최근 박진만(삼성)의 분투가 눈부시다. 어깨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팀내 고참으로서 '해줘야 할 때 해낸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타석에 임하면서 놀라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3일 히어로즈와의 시즌 8차전서는 2-0으로 앞선 4회말 투런포를 뽑아내면서 분위기를 삼성쪽으로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 뿐만 아니다. 삼성이 최근 11경기서 8승을 거두는 동안 박진만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알토란같은 타점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경기 상황과 분위기를 차치하더라도, 최근 5경기서 박진만의 타율은 무려 4할2푼9리에 달한다. 어깨 통증 탓에 히팅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진만의 호성적은 정신력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지난 3일 경기 후 정리운동을 위해 웨이트장으로 들어서는 박진만을 불러 불꺼진 대구구장에서 잠시 만났다. 자신의 얘기보다는 팀 성적과 후배들에 대한 걱정에 목소리를 높인 고참 박진만. 그와 나눈 얘기를 전한다.

-최근 선동열 감독이 박진만 선수의 어깨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타석에서 예전처럼 몸을 흔들며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는 소리인데...

"사실 타석에서 영향이 없지는 않다. 아직까지 어깨가 완전히 나은 상태가 아니다. 공을 맞히면 괜찮은데, 헛스윙할 경우 통증이 발생한다. 그래도 잘해야 되지 않겠는가(웃음). 작년 올림픽 예선부터 안좋았는데 아직도 (어깨 퉁증이) 왔다갔다 한다."

-경기 후인데 또 웨이트 트레이닝인가.

"근육운동을 하려는 게 아니고 몸을 풀기 위한 정도로만 한다. 무거운 것은 들지 못한다. 투수들이 하는 아령운동 등 재활에 필요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아마 현역 생활 동안은 계속해서 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상당히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동안 득점권 타율이 낮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찬스가 오면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선다. 집중력을 높여서 볼 하나 하나 신중하게 고른다.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연패 후 팀 성적이 갑작스럽게 좋아졌다. 계기가 있다면?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사실 연패할 때는 항상 질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신)명철이가 역전 끝내기 홈런포(24일 대구 롯데전)를 친 후 팀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됐다. 게임은 흐름과 분위기의 싸움인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한 경기 끝까지 출전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선발출장할 경우 중후반에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몸이 지금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아직 밤에는 좀 쌀쌀한 편이니, 감독님이 그런 부분도 배려해주시는 게 아니겠느냐. 저녁에도 더워지면 계속 나가지 않을까 싶다.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는 마음은 없다."

-고참급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는지?

"야구가 쉬운것 같지만 참 어려운 운동이다. 작년에 잘했던 선수들이 만만히 보고 나서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다.(지난 시즌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평가받았던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를 두고 한 말) 나도 14년차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야구다. 주축선수들이다보니 상대방이 견제를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이겨내야 한다."

-2년차 징크스를 말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 나도 그 때는 그랬다. 첫 해 좀 했지만 2년째 성적이 너무 안좋았다. 직접 느껴봤으니 후배들 보면 그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야구를 하면 할수록 스스로를 개발하고 끊임없이 상대투수를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잠깐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투수마다 분석하고, 더 열심히 경기에 집중하면 조금씩 성적이 올라가더라."

-올 시즌 목표는?

"팀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제 13년 연속 4위에 들어가서 포스트시즌에 가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가 있긴 한데... 골든 글러브를 한 번 더 타고 싶다. 지금 타이(김재박 5회)로 알고 있는데, 기록을 한 번 세워봐야 하지 않겠나(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