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현상 해결하는 시간…"미리 대비하지만 배탈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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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 |
올해 프로야구는 달라지는 게 많다. 대표적인 게 12초 촉진룰과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여러 면에서 논란도 뒤따르고 있지만, 어쨌든 시행하기로 했으니 한시즌 동안 적용될 것이다.
그외에 클리닝타임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종전에 5회 종료후 실시하던 클리닝타임을 없애는 대신 3, 5, 7회를 마치고 간단한 그라운드 정비를 하기로 했다. 역시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나온 방안이다.
클리닝타임 폐지에 대해 야구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내야수가 환영하는 분위기다. 삼성 유격수 박진만은 "내 입장에선 대찬성이다. 종전에는 경기 시작 전에, 그리고 5회를 마치고 내야 정비가 이뤄졌다. 그걸 더 자주 한다는 얘기니까 당연히 내야수에겐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불규칙 바운드 가능성이 줄어들어 깔끔한 수비를 하기에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투수들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 불펜투수 정현욱은 "경기가 빨리빨리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 선발투수들은 중간에 어깨가 식는 걸 막느라 계속 팔을 푸는 걸 덜해도 될 것이고, 6회에 투입되는 불펜투수들도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투수 이우선도 "클리닝타임이 있을 때는 늘 그게 흐름을 끊곤 했는데, 경기가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인 것 같다"고 했다.
타자들은 특별히 호불호를 표현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 외야수 최형우는 "경기 시간이 줄면 뛰는 선수 입장에서도 타이트하고 박진감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물론 클리닝타임 폐지가 반드시 좋은 효과만 가져올 것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그 시간을 이용해 이뤄지던 관중 대상 이벤트가 애매해질 수 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선 그라운드 장면을 거의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국내 야구장 시설을 감안하면, 앞으론 팬들이 중요 장면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심판들은 다소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클리닝타임은 심판들이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KBO의 한 심판원은 11일 "절대 그럴 일이 없도록 경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겠지만 사람이다 보니 배탈이라도 나면 곤란해질 것 같다. 그럴 경우엔 어쩔 수 없이 구심이나 다른 심판에게 시간을 조금 끌어달라는 부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