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의 영웅들이 또다시 만났다. 2005~2008년까지 4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오승환(2005). 박진만(2006·이상 삼성). 김재현(2007). 최정(2008·이상 SK)이 2010년 우승을 향한 마지막 승부에서 또 한번의 가을사나이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데뷔해인 2005년 오승환은 10승(1패)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18의 완벽투를 펼쳤다. ‘괴물 신인’의 등장에 야구계가 들썩거릴 정도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의 활약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 4구 3개를 내줬지만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의 활약으로 삼성은 두산에 4연승을 거두며 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승환은 지난 7월 팔굼치 수술로 시즌 아웃이 예고됐지만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 혹독한 재활과정을 거쳤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구위가 점차 나아져 한국시리즈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박진만은 2006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전매특허인 명품수비는 물론 고비때마다 안타를 터뜨리며 팀의 구세주 역할을 했다. 한국시리즈 타율은 0.280에 불과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MVP를 받기에 충분했다. 박진만은 올시즌 여러 잔 부상에 시달려 많이 출전하지는 못했다.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할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붙박이 유격수’의 틀을 깨며 가을야구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과의 PO에서는 2루수로 나서 제몫을 다했다. 하지만 또다시 무릎 통증이 찾아와 컨디션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재현은 또 한 번의 한국시리즈 사나이를 꿈꾸고 있다. 김재현은 2007년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두산에 연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린 팀을 살려내며 MVP를 거머줬다. 3차전에서는 1회 선제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4차전에서는 5회 조동화와 함께 한국시리즈 사상 6번째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렸다. 특히 진땀나는 투수전이 치러진 5차전에서는 0-0이던 8회초 결승 3루타를 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마지막 6차전에서도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그의 손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김재현이 가을의 전설로 남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년장사’ 최정도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깜짝 MVP에 올랐다. 2008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을 터뜨린 뒤 4차전에서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이 1차전 패배 뒤 4연승을 거두는데 일조했다. 최정은 올시즌 2년만에 타율 3할에 복귀했고. 주요 타격지표에서도 데뷔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또한 고대하던 광저우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마음 편히 올인할 수 있게 됐다.
도영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