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옥훈련 박진만도 쓰러졌다
기사입력 | 2011-03-03 15:37
SK 박진만이 쓰러졌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 혹독한 타격훈련 도중 박진만이 갑자기 쓰러져 누웠다.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잠시 뒤 다시 배팅훈련장에 나타난 박진만은 끝내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김성근 감독은 "박진만이 잠시 안 보이길래 어디에 있냐고 했더니 '쓰러져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고 주위에서 말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나타나 연습을 다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날 김 감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배팅훈련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부진한 타격에 대한 '비상경계령'이었다. 훈련에서 제외된 선수는 정근우밖에 없었다. 정근우는 1일 LG와의 연습경기에서 공에 꼬리뼈 부근을 맞아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여유있게 점심 먹을 시간도 없다. 주장 이호준은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는 곧바로 배팅케이지로 뛰어갔다. 점심시간은 20분.
SK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2007년 김 감독 부임 이후 SK는 비시즌동안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고,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은 "SK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하는 구단일 것"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지옥훈련을 소화해야 하는 선수들은 너무나 고되다. 하루하루 자신의 기량이 늘어가는 보람은 있지만, 밥 먹을 시간도 줄여가며 훈련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몸은 천근만근이다.
SK 훈련이 어느 정도인지 엿보게 하는 단적인 예가 있다. 선수단 버스 분위기다. SK의 버스 안은 항상 조용하다. 대부분 의자에 쓰러져 자기 때문. SK가 연습구장으로 쓰고 있는 구시가와 구장과 숙소인 카푸 리조트까지는 약 30분. 왕복 1시간이다. 지친 선수들은 버스에서의 1시간 단잠이 너무나 달콤하다.
SK 선수들은 대부분 7시에 일어난다. 샤워와 아침식사를 마치면 8시30분. 버스에 올라 9시쯤 구시가와 구장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선수들의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투수는 워밍업, 타자는 배팅과 수비훈련에 들어간다. 재활조에 속해있는 김광현 박경완 박재상 이재영 정상호는 구장 옆의 실내연습장에서 몸을 만든다.
오전 12시가 점심시간이지만, 최대한 빨리 먹어야 한다. 곧바로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예외가 아니다. 이날 타격을 지도하며 점심시간 10분 정도만 빼고, 꼬박 10시간20분을 야구장에 서 있었다.
오후에는, 연습경기가 없는 경우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또 선수별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맞춤 연습이 기다린다. SK 선수들 대부분은 "오후에 연습경기가 있는 게 훨씬 편하다"고 말한다.
보통 4시30분에 호텔로 향한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오후 특타조에 걸릴 경우 호텔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훈련한다. 투수조들은 저녁을 먹은 뒤 호텔 근처에서 야간훈련을 한다. 섀도 피칭 등이 끝나면 오후 9시30분이다. 대부분 훈련은 이때 끝난다.
김 감독은 "한계를 깨뜨리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옥같은 훈련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고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키라는 소리다. 여기에서 김 감독은 또 하나 추가한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즉 생각하는 야구가 필요하다. 강한 훈련 속에서도 연습의 목적을 단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키나와(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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