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나머지 공부’ 하는 SK 박진만

사비성 2011. 3. 22. 15:56

 

‘나머지 공부’ 하는 SK 박진만

입력 2011.03.08 10:08

 

박진만(35·SK)은 아직 일본 오키나와에 있다. 이유를 묻자 단순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나머지 공부를 해야하니까."

7일은 SK 선수단의 휴식일이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귀국한 SK 선수들은 이틀간의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8일 인천 문학구장에 모였다. 하지만 김광현·박경완 등 재활군은 오키나와에 남았다. '훈련 부족' 평가를 받은 12명의 선수들도 오키나와에 잔류했다. 박진만도 잔류군에 포함됐다.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박진만은 7일 "나도 오늘은 인천 집에서 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훈련 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오전 9시 30분부터 훈련을 시작해 오후 6시 반에야 숙소로 돌아갔다. 그에게 휴식일은 없었다.

5일 훈련이 끝난 뒤 "박진만은 오키나와에 잔류해 훈련을 계속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는 "깜짝 놀랐다. 집에 '나 내일 돌아가'라고 말해놓은 상태였는데…"라며 웃었다. 하지만 반감은 없다. 박진만은 "스프링캠프 막판에 훈련양이 부족했다. 2일 '배팅데이'에는 잠시 쓰러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2일 SK는 오전 9시부터 타격훈련을 했다. 박진만은 오후 4시께 탈진했고, 20분간 휴식을 취했다. 물론 다시 배트를 쥐고 오후 7시까지 훈련했다. 그는 "정신없이 배트를 돌렸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나더라. 그래서 잠시 쉬었는데…. 내 스스로도 훈련을 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12명의 잔류군에 대해 "나머지 공부를 해야하는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박진만도 "나는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유격수라고 불리던 때는 '과거'다. 지금은 SK 주전 유격수로 뛰기 위해 경쟁 중이다. 더 훈련해야한다"는 각오도 더했다.

물론 아쉬운 마음도 있다. 그는 "사실 둘째 딸 얼굴도 못봤다. 2월 18일에 태어났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각오는 여전히 단단하다. "미리 감독님께 말씀드렸다면 인천에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나는 훈련하러 왔으니까. 더 당당한 아버지가 되려면 지금은 참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