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박진만, 카리스마 잃고 근성 얻다
기사입력 | 2011-03-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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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진만이 카리스마와 체중을 잃고 근성을 되찾았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KBO 오석환 심판위원은 "박진만이 고등학생 됐다. 완전 고등학생 모습이더라. 훈련을 열심히 하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며칠 뒤 삼성쪽 캠프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 연습경기차 들른 박진만과 마주쳤다. 실제 볼살이 쪽 빠진 모습이었다. "역시 SK가 훈련량이 많은 것 같다"고 하자 박진만은 "뭘 이정도로!" 하면서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이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SK쪽 관계자들로부터 박진만은 '참혹한 현실'에 대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박진만이 올 캠프부터 SK에서 합류하자 처음엔 팀내 젊은 내야수들이 굉장히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박진만은 한국프로야구 최고 유격수 계보를 이었던 선수다. 그와 한팀이 됐으니 젊은 선수들은 박진만에게서 후광이 나온다고 여겼을 것이다.
카리스마가 깨지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후 혹독한 훈련이 거듭되던 어느 날. 훈련 도중 잠시 휴식시간이 생겼다. 그런데 젊은 야수들이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땀과 흙으로 범벅되고, 핼쑥해진 얼굴의 박진만이 야구장 한켠에 앉아 간식으로 빵을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야, 이 빵 진짜 괜찮네"라며 허겁지겁 허기를 달래는 박진만을 보면서 어린 선수들은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어린 선수들은 박진만에 대한 환상이 깨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박진만이 잠시의 틈을 이용해 허겁지겁 빵을 입에 구겨넣으며 훈련해본 게 얼마만일까. 그만큼 팀훈련을 열심히 따라왔다는 증거다.
삼성 시절인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최고 유격수였던 그가 바닥에서부터 다시 출발하기 위해선 버려야할 게 많다. 카리스마와 체중. 현재 박진만에겐 정말 필요없는 것들이며 박진만 스스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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