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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SK와 두산은 2011시즌에도 잘 나가고 있다. 이제 개막 2주차에 불과하지만 큰 흔들림 없이 제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SK는 시범경기의 부진을 털고 5승 1패로 1위, 두산은 초반 흔들림을 빠르게 잡아내며 4승 2패로 공동 2위다.
쉽지는 않았지만 9일 경기서도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김성근 SK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전.후해 2명의 주축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SK선 박진만이, 두산에선 이용찬이 엔트리 제외를 통보받았다.
잘 나가는 팀은 변화를 택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굳이 좋은 흐름에 손대는 것이 꺼림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김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강한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결정이다.
2011시즌 SK의 전력은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전력 누수가 꾸준히 생긴 탓이다. 특히 타선의 경쟁력이 많이 약해졌다.
결국 SK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지지 않는 야구 뿐. 실점을 최소화하며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살 길이다.
그러나 의외의 부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수비가 그렇다. SK는 9일 현재 실책 5개로 넥센과 함께 공동 1위다. 기록되지 않은 것들까지 더하면 실책은 매 경기 SK의 승부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6일 잠실 LG전서도 잇단 포수 콜 미스와 실책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박진만은 상징적인 징계 대상이 됐다. 그는 9일 문학 삼성전서 5-1로 앞선 9회 1사 후 2개의 타구를 연달아 놓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SK는 이 위기서 3점을 빼앗긴 끝에 겨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현재 SK 마운드는 밖에서 보는 것 만큼 탄탄하지 않다.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둬야 할 만큼 숫적인 열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 있었다. 때문에 실책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올시즌은 다르다. 실책 이후 SK가 크게 흔들려 보이는 것은 그만큼 실수를 덮고 이겨낼만큼의 힘은 없다는 의미가 된다. 보다 집중력 있는 수비가 필요한 이유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일찌감치 "올시즌은 튼실한 불펜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어느해보다 튼실한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두산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불펜의 책임감에 더욱 무게를 뒀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를 강력하게 치러내기 위해선 불펜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 2~3점 정도 뒤지는 경기서도 불펜을 최대한 활용하며 역전을 노려보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계산이다. "버리는 경기 없이 시즌을 운영하겠다"는 각오에서 그의 의지를 읽어볼 수 있다.
이용찬은 그래서 좀 더 강하게 버텨줘야 할 선수다. 마무리는 임태훈에게 내줬지만 여전히 꼭 필요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고 평균 자책점은 5.40이나 된다.
지난 8일 잠실 KIA전서도 2타자에게 내리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김성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두명의 상징적인 선수를 2군으로 보내며 또 한번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팀이 이겨낼 수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지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