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미스터 칸]SK 박진만, LG 두번 울리다

사비성 2011. 9. 16. 17:15

[미스터 칸]SK 박진만, LG 두번 울리다

잠실|안승호 기자
“너 때문이야.”

15일 잠실 LG-SK전에 앞서 원정팀 덕아웃 뒤 통로. 한 LG 관계자가 SK 박진만(35)을 보고 볼멘 소리를 했다.

지난 1일 문학 경기 얘기였다. 당시 LG는 4연승을 달리며 5연승 문턱에 이르러 6-4로 리드를 잡은 채 9회말을 맞았다. 이후 6-5까지 쫓긴 뒤 2사 1·2루가 됐는데 마무리 송신영이 박진만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중간 안타를 맞으며 연장을 허용하고 말았다.

SK는 연장 11회 정상호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해 6연패 위기에 벗어났다. LG가 박진만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았다면 SK를 2.5게임차로 압박할 수 있었던 경기. 이후 내림세 끝에 9년만에 4강 진출 길이 막혀버린 LG로서는 두고두고 곱씹을 수밖에 없는 아픈 장면이 됐다.

박진만은 이날 LG 관계자의 얘기에 곧바로 “아니 결승타도 아니고 동점타였는데요”라며 웃고 넘어갔는데 이후 2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LG의 실낱같은 추격 의지마저 끊어놓는 결정타를 터뜨렸다.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진만은 1회초 2사 뒤 첫 타석을 맞아 LG 선발 김성현의 몸쪽 낮은 직구를 당겨쳐 좌월 선제 결승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SK는 박진만의 선제 타점으로 리드를 잡은 끝에 11-2로 대승했다. 3위 SK와 5위 LG의 간격은 이제 8.5게임차. 넘나볼 수 없는 간격이 됐다.

박진만은 최근 본인의 자리인 유격수를 떠나 3루수로 이동했다. 2010년 삼성에서 3루수로 출전했을 때만 해도 낯선 느낌이 강했으나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는 SK로 이적 뒤에는 수비위치 이동에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이날도 타순이 3번으로 승격됐는데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다 했다.

박진만은 “요즘 타격감이 괜찮다. 이만수 감독님이 아주 공격적인 자세를 주문해 실제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팀을 잘 도와서 연승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