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SK와 KIA간 준플레이오프가 이제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1일 광주서 열린 3차전에서 SK가 2-0으로 승리하며 2승(1패) 고지를 선점,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마지막 1승을 남겨둔 상황이다. KIA로서는 남은 두 경기서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양 팀간 대비되는 선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2루수와 유격수를 구성하고 있는 키스톤콤비다. 베테랑 SK와 신예 KIA간의 대결이었지만 현재로서는 노련미가 패기를 앞선 분위기다.
SK는 2루수 정근우와 유격수 박진만으로 내야를 구성했다. 이름값만으로도 탄탄하기 그지없다. 정근우는 3차전 동안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로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고, 수비도 안정적이다.
박진만은 11타수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볼넷만 하나 골라냈을 뿐이다. 하지만 박진만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 만족스럽다. 2차전까지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준 박진만은 3차전에서도 2-0으로 리드하던 7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 신종길의 어려운 뜬공 타구를 뒤로 달려가며 잡아내는 등 명불허전의 수비로 공격 부진을 만회했다.
이들에 비해 KIA의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은 페넌트레이스 때 보여준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안치홍은 9타수 2안타, 김선빈은 10타수 무안타다. 특히 안치홍은 1차전에서는 실책 2개를 저질렀고, 3차전에서는 2회말 무사 1, 2루에서 뼈아픈 번트 병살타를 때려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선빈은 수비에서만큼은 까다로운 타구를 척척 처리하는 등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1차전 1회초 이범호의 2루타 때 홈쇄도에 실패하는 등 역시 공격에서는 아쉬운 플레이가 여러 곳에서 묻어났다.
사실 전체적인 비교를 해보면, 정근우의 최고 타격감 외에는 엇비슷한 전력이라 할 수 있다. 박진만도 공격 부분에서는 낙제점이나 다름없고, 1차전에서는 정근우와 박진만 모두 도루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안정감이 다르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정근우와 박진만은 언제나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정근우의 경우, 1차전에서 패한 뒤에도 "우리가 언제는 (1차전에서) 이겼느냐. SK는 역전을 잘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며 "이렇게 관중이 많은 경기를 매년 하니 참 즐겁다"고 껄껄 웃었다. 박진만 역시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반면 안치홍과 김선빈은 초조한 모습이었다. 1차전 2개의 실책을 범한 후 안치홍은 "너무 들떠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모르니까 그냥 했는데 이제는 다르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김선빈은 수비에 비해 타격이 뒤따르지 못해 주눅이 들었다. 비슷한 처지인 박진만과는 다른 분위기다. 3차전 7회말 1사 1, 2루에서는 대타 신종길과 교체되기까지 했다.
노련한 SK의 베테랑 키스톤콤비에게 긴장과 불안감은 없다. 정근우와 박진만이 3차전까지의 간접 대결에서는 앞서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