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SK 박진만, PS 최다출장자의 관록 '역시 다르네'

사비성 2011. 10. 17. 14:22

  • SK 박진만, PS 최다출장자의 관록 '역시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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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출장을 밥먹 듯 했다. 포스트시즌의 경험만큼은 그를 따를 이가 없다. 16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85경기를 뛰었다. 1996년 데뷔한 이후 그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단 세 시즌 뿐이다.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차례는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 역시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그의 이름이 빠진 가을잔치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박진만의 경험이 2011년 포스트시즌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선 박진만은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타격과 동시에 정확하게 포구 지점을 읽어내는 능력은 발군이었다. 어려운 타구도 여유있게 잡아내다 보니 완벽한 안타성 타구를 놓치는 장면이 오히려 실수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안정된 수비가 기본이었다면 이번엔 상황에 맞는 타격까지 옵션으로 장착했다.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배트를 휘둘렀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줬다. 0-3으로 뒤지다 박정권의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 붙은 3회초 1사 만루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뒤 연달아 세 개의 볼을 골라냈고. 볼카운트가 몰린 롯데 선발 장원준의 5구째를 정확하게 받아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만들었다. 정근우는 그의 타점을 징검다리 삼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중전적시타를 터뜨렸다.

    다시 롯데에 3-4 리드를 허용했던 6회엔 1사 2루에서 구원등판한 임경완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뽑아 2루에 있던 김강민을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다시 동점. 박진만과의 승부에서 흔들린 임경완은 후속타자 정근우에게 투수 앞 안타를 내준 뒤 결국 마운드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박진만이 상황에 맞게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100% 소화한 결과였다. 롯데가 9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천금같은 찬스를 날린 것과는 선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경험과 관록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박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