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1년

KS, 박진만-김상수 ‘신·구 유격수’ 스타 대결

사비성 2011. 10. 26. 14:00

 

KS, 박진만-김상수 ‘신·구 유격수’ 스타 대결

[일간스포츠] 입력 2011.10.25 10:13수정 2011.10.25 11:19

역대 최고의 '유격수 시리즈'다.

지난 24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미디어 데이 행사.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삼성 시절 후배였던 류중일 삼성 감독을 추켜 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유격수하면 김재박 선배를 떠올리지만 나는 유격수 레전드로 류 감독을 꼽고 싶다. 특히 불규칙한 바운드를 감각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최고였다." 선배의 극찬에 류 감독은 빙긋 웃었다.

역대 최고 유격수 논쟁은 아무리 반복해도 지겹지 않다. 그렇다면 현역 최고 유격수를 가린다면? 논쟁은 필요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답이 나온다.

▶KS로 돌아온 SK 유격수

SK 유격수 박진만(35)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유격수'로 나선다. 박진만은 현대에서 다섯 차례(1996·1998·2000·2003·2004년) 삼성에서 세 차례(2005·2006·2010년)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 그 가운데 무려 여섯 번이나 우승을 맛봤다.

그는 10년 이상 국내 최고 유격수로 군림했지만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선 아니었다. 주전 유격수를 김상수(21)에 물려주고 백업 2루수로 뛰었다. 4차전에서 한 차례 신명철 대신 선발 2루수로 나섰을 뿐이다.

박진만은 지난 겨울 삼성을 떠나 SK로 이적했다. 그는 유격수로 뛰고 싶었고, 나지환의 군 입대로 SK는 유격수가 필요했다. 박진만은 소원대로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통산 13번째 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 KIA전, 플레이오프 롯데전)에서 안정된 수비를 보이며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삼성을 떠나며 박진만은 "(수비코치였던) 류 감독님이 끝까지 나를 도와주셨다. 다들 더이상 유격수로 쓸 수 없다고 할 때도 내게 기회를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아울러 자신의 후계자인 김상수를 두고 "정말 대단한 후배다. 누구라도 김상수를 주전 유격수로 썼을 것"이라고 했다.



▶대세는 '아이돌 유격수'

박진만이 삼성을 떠나자 '김상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스무 살을 갓 넘긴 그는 빠르고 경쾌한 풋워크, 강한 어깨, 그리고 수비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기까지 갖췄다.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공격(타율 0.278, 도루 29개)에서도 쏠쏠하게 활약했다.

안정감 있는 수비로 국가대표 경기에서 숱한 명장면을 만든 박진만이 '국민 유격수'라면, 실력과 젊음 그리고 출중한 외모까지 갖춘 김상수는 '아이돌 유격수'다.

지난해 김상수는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선 페이스가 떨어졌다. 경험 부족이었다. 그는 "올해는 다를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류 감독과 박진만의 사랑을 먹고 자랐다. 고교 시절 경북고 선배인 류 감독(당시 코치)으로부터 글러브를 선물 받았고, 프로 입단하자마자 박진만의 룸메이트로 배정됐다. 그리고 3년 만에 최고 유격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했다.

한때 자신의 '방졸'이었던 김상수를 두고 박진만은 말했다. "이제 상수는 라이벌이다. (지난해) 큰 경기 경험도 쌓았으니 재밌는 대결이 될 것이다."

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