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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PO> '진만이형 고마워!' (인천=연합뉴스) 배정현 기자 =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 오프 1차전 SK와 롯데의 경기. 6회초 1사 1, 3루에서 롯데 5번타자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병살처리한 SK 유격수 박진만이 김광현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2012.10.16 doobigi@yna.co.kr |
수비·도루·노림수 등 세밀함에서 SK '한 수 위'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진만(36)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한 까닭은 오로지 수비 때문이다.
'경험'이 승패를 좌우하는 단기전에서 박진만의 진가는 여러 차례 입증됐다.
시드니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한 숱한 국제 대회와 한국시리즈에서 그는 명품 수비로 팀을 수차례 위기에서 구했다.
이날도 박진만의 허슬 수비가 추격에 불을 댕기던 롯데에 찬물을 끼얹었다.
0-1로 뒤지다 손아섭의 좌월 2루타로 1-1 동점을 이룬 롯데의 6회초 공격.
1사 1,3루에서 대타 박준서가 SK 선발 김광현의 몸쪽 공을 때린 타구는 제대로 맞지 않은, 이른바 '먹힌' 타구였다.
3루와 유격수 사이를 향해 느릿하게 날아가던 타구를 응시하며 박진만은 열심히 달려갔다.
낙구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슬라이딩 캐치로 바운드 없이 걷어낸 박진만은 1루로 귀루하지 못한 홍성흔까지 잡고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역전 또는 대량 득점 찬스를 순식간에 날린 롯데는 하늘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1루 주자 홍성흔이 타구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2루까지 뛰면서 주루 실책을 범한 잘못이 컸지만, 그보다도 허슬 플레이로 롯데 공격의 맥을 끊은 박진만의 호수비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투수가 종전처럼 빠른 볼을 던지지 못하면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듣는다.
야수는 수비할 때 발이 움직이지 않거나, 동체 시력이 떨어져 타석에서 공이 보이지 않을 때쯤 은퇴를 준비한다.
순발력은 전성기보다 떨어졌으나 박진만은 특유의 부지런한 발놀림을 유지하며 지금도 최고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기를 넘긴 SK는 공수교대 후 박정권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3회·6회 어려운 바운드를 잘 맞춰 깔끔하게 타자를 잡아낸 3루수 최정의 호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6회 손아섭에게 2루타를 내줄 때 좌익수 박재상의 펜스 플레이 수비가 아쉬웠으나 SK는 안정된 내야 수비를 선사하며 롯데가 비집고 득점할 틈을 최대한 줄였다.
수비 외에도 도루, 타석에서의 노림수 등 세밀함을 앞세운 '작은 야구'에서는 확실히 SK가 한 수 위였다.
SK는 1-1 동점이 된 6회 선두 박재상이 안타를 때린 뒤 2루를 훔치면서 곧바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2사 3루에서 적시타를 날린 박정권은 후속타자 타석에서 과감하게 2루를 훔치고 상대를 압박했다.
3회 롯데 선발 쉐인 유먼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때려 2루타를 날린 박재상은 6회에는 변화구를 노렸고 깨끗하게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다.
박정권도 롯데 구원 김사율의 전매특허 포크볼 하나만 노리다 좌익수 앞으로 안타를 날리는 등 SK 타자들은 '매의 눈'으로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정확히 읽었다.
약간의 틈만 보인다 싶으면 상대를 거침없이 압박하고 주도권을 빼앗는 SK '야구도사'들의 실력은 여전히 무서웠다.
지난해까지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5년 연속 진출한 SK의 저력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