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수비 공백이 아쉬웠던 2차전
두 팀 모두 수비에서 베테랑의 공백이 아쉬웠다.
SK는 4-1로 달아난 6회말 2사 1루에서 8번 박진만 타석 때 대타 이재원을 내세웠다. 추가 득점은 이뤄지지 않았고 7회부터 박진만 대신 이재원의 대주자로 나갔던 최윤석이 유격수로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롯데 타자들이 친 타구는 바뀐 최윤석에게 가기 시작했다. 우선 롯데 선두타자인 7번 전준우가 친 땅볼 타구는 내야 안타로 처리됐지만 명백한 최윤석의 실책성이었다. 이어 8번 황재균의 땅볼마저 최윤석은 실책을 저질렀다. 최윤석이 정규시즌 때는 요긴한 활약을 한 것을 잘 알지만 이런 큰 경기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만수 감독도 수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 2차전에서 박진만을 연속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4-1로 점수 차를 벌린 상황이어서 안심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SK는 역전패의 빌미가 된 뼈아픈 수비 교체였다.
롯데도 이기긴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양승호 감독은 타격이 부진한 조성환을 벤치에 앉혀 두고 박준서를 2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박준서의 보이지 않는 실책은 1-2로 뒤진 6회말 나왔다. SK 3번 최정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타이밍상 무조건 아웃이었다. 하지만 뒤늦게 베이스커버에 들어간 박준서는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벤치 사정이 있겠으나 큰 경기에서 베테랑들의 진가는 공격보다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패한 SK의 아쉬운 점을 한 가지 더 지적한다면 6회말 공격이었다. 4-1을 만든 뒤 이어진 2사 1ㆍ2루에서 9번 조동화 대타 모창민의 중전안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 조인성이 홈까지 쇄도하다 태그 아웃 당하고 말았다. 2사 후라고 하지만 현대 야구는 타이밍 싸움이다. 발이 느린 조인성이 홈을 파고들긴 무리였다. 다음 타자가 잘 치는 정근우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3루 코치의 다소 무리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