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관전평] 뼈아픈 박진만 교체
[일간스포츠] 롯데-SK(17일·문학 PO 2차전)
베테랑은 단기전에서 그 가치를 드러낸다.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미가 있어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한다. 어차피 단기전은 대량 득점보다 작은 것 하나에 승부가 갈린다. 베테랑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 후반에 들어가면서 롯데에 이상한 찬스가 왔다. 1-2로 뒤진 7회초 SK 유격수 최윤석이 전준우와 황재균의 땅볼 2개를 연달아 놓치는 바람에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6회 공격에서 박진만을 교체한 게 SK는 뼈아프다. 큰 경기는 베테랑이 해준다. 박진만은 베테랑인 데다 포스트시즌 출전 경기수가 가장 많은 선수다. 전날에도 멋진 다이빙 캐치로 SK를 구했다.
최윤석은 긴장했는지, 위축됐는지 글러브질이 좋지 않았다. 박진만이었다면 병살 처리는 못했어도 아웃 카운트 1개는 잡았을 것이다. 이날 홈런을 친 SK 최정이나 롯데 홍성흔도 다 한 가닥씩 하는 선수들 아닌가. 박진만 교체가 경기의 키 포인트였다. 4-1로 앞서가던 SK는 투수 엄정욱이 흔들리며 연속 안타를 맞고 결국 동점을 내줬다. 쉽게 끝낼 경기를 어렵게 갔고 역전패했다.
SK와 롯데 두 팀은 8개 구단 중 불펜이 강한 편이다. 롯데나 SK 타선이나 경기 후반 점수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면에서 최윤석의 내야 땅볼 처리 미스 두 개는 컸다. 득점 찬스에서 점수가 나고 안 나고는 매번 있는 일이지만 최윤석은 5-6으로 뒤진 10회 1사 1·3루에서도 삼진을 당했다. 패인이 박진만 교체에 있다고 봐야 한다. 믿을맨 박희수와 마무리 정우람을 소모하고도 져 SK는 이중으로 충격을 받았다.
롯데로선 정대현을 6회 1-2에서 조기 투입한 게 승부수였다. 1차전을 내준 롯데는 2차전이 절박했다. 정대현은 투 아웃을 잡고 결국 조인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그 다음이 좋았다. 롯데 벤치는 다음 타자 이재원에게 볼넷을 내준 정대현을 곧바로 내렸다. 무리시키지 않고 잘 교체했다. 롯데는 정대현 다음으로 나온 왼손 이명우와 사이드암 김성배가 SK 타선을 잘 막았다. 결과적으로 정대현 교체 또한 승부수가 됐다.
양팀 선발인 SK 윤희상과 롯데 송승준은 홈런을 한 방씩 맞았지만 잘 던졌다. 전반에 SK가 리드를 잡았고 찬스는 롯데가 더 많았다. 그 찬스를 살리지 못해 계속 끌려갔다. 하지만 박진만과 교체된 최윤석의 실수로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었다. 박진만 구멍이 컸다.
본지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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