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SK는 최형우에게 만루포를 맞는 등 경기 내내 끌려다니다 9회초 공격을 맞이했다.
이미 패색이 짙은 가운데 대타로 등장한 선수는 바로 박진만이었다. 대타 등장으로 경기수를 채운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통산 100번째 경기를 마크하게 됐다. 그러나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고 경기는 삼성의 8-3 승리로 끝났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PS 통산 100경기를 치른 그였지만 100경기째 장면은 다소 초라한 감이 없지 않았다.
대구 원정길을 마친 박진만은 홈 그라운드 인천으로 무대를 옮겼고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의 PS 통산 101번째 경기. 그는 이 경기에서 팀이 12-8로 역전승을 거두는데 알짜배기 활약을 펼쳤다.
SK가 3-6으로 뒤진 4회말 삼성은 좌완투수 차우찬을 투입해 SK의 추격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선두타자로 나선 박진만이 좌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경기 흐름을 점점 SK 쪽으로 기울게 했다. 그가 현대 시절이던 2000년 이후 12년 만에 터뜨린 한국시리즈 홈런포였다. 그리고 팀이 필요할 때 터진 것이라 더 값졌다. SK는 심창민의 폭투로 1점을 더 추가해 5-6 1점차로 따라 붙었다.
5-7로 뒤진 6회말 공격에서도 포문을 연 사나이는 바로 박진만이었다. 박진만은 권혁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출루해 상대를 흔들었다. SK는 상대 실책에 편승해 8-7 역전에 성공한 뒤 김강민의 좌월 3점포로 11-7로 도망가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결국 SK는 12-8로 승리, 한국시리즈 2연패 뒤 첫 승을 거두며 반격의 서막을 올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진만이 있었다. 그는 결승타를 친 것도 아니고 데일리 MVP로 선정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당당히 기자회견실로 들어섰다. 그만큼 '수훈선수'였다는 증거다. 초라했던 통산 100번째 경기를 뒤로 하고 101번째 경기에서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린 그의 모습은 역시 베테랑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