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4년

FA만 2번…'참 꾸준한' 박진만·박용택·배영수

사비성 2014. 11. 16. 18:53


FA만 2번…'참 꾸준한' 박진만·박용택·배영수
FA 자격 재취득, 박진만은 3번째…성실한 몸관리 후배들에 귀감

정명의기자] SK 박진만(38), LG 박용택(35), 삼성 배영수(33).

이들의 공통점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FA에는 뭔가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 재취득자.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니라는 뜻이다. 박진만은 벌써 3번째, 박용택과 배영수는 두 번째 FA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FA 자격 선수 총 21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 가운데 신규 취득자가 17명, 이미 자격을 취득한 뒤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가 1명, 나머지 3명이 재취득자다. 박진만, 박용택, 배영수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박진만은 고졸신인으로 1996년 현대에 입단,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FA를 향한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2004년 처음 FA 자격을 얻은 박진만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금액이던 4년간 39억원의 조건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이어 4년 뒤 자격을 재취득, 1년 간 12억원에 삼성에 잔류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FA다.

박용택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2년 LG에 입단했다. 그리고 2010년 FA 자격을 취득, 그 해 LG와 최대 34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다시 FA 시장에 나오게 됐다. 4년 전 옵션이 잔뜩 걸려 있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자존심을 구겼던 박용택이 이번엔 어떤 조건에 계약할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배영수는 2000년 고졸신인으로 삼성에 입단하며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부상에 신음하며 2010년이 돼서야 첫 FA 자격을 따냈다. 간 수치 때문에 일본 야쿠르트와의 계약이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배영수는 2년 간 17억원의 조건에 삼성과 재계약했다. 이후 4년이 지나 다시 FA 자격을 얻어낸 것이다.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FA를 두 번, 그리고 세 번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꾸준한 자기관리에 있다. 세 선수 모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재활을 통해 이를 극복하기도 했다. 특히 배영수는 투수로서는 치명적인 어깨,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배영수와 박용택은 FA 승인을 신청할 것이 확실시 된다. 반면 박진만은 올 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데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마흔이 되는만큼 신청서를 제출할 지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을 정도로 긴 세월 현역 생활을 해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

이제는 KIA로 팀을 옮긴 김기태 감독은 LG 시절 젊은 선수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다. FA 두 번씩은 한다는 생각으로 선수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자기관리만 잘 한다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FA 시장도 총액 약 523억원이 오간 지난해에 뒤지지 않는 규모로 펼쳐질 전망이다. 玧성환·안지만(이상 삼성), 장원준(롯데), 최정·김강민(이상 SK) 등 대어급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 이들 가운데 박진만, 박용택, 배영수은 최대어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꾸준함이 던지는 메시지는 그 어느 선수들보다 진한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