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5년

어느덧 불혹, 화려한 마무리 꿈꾸는 '국민 유격수' 박진만

사비성 2015. 3. 2. 23:39

어느덧 불혹, 화려한 마무리 꿈꾸는 '국민 유격수' 박진만

박진만

SK 박진만이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구장 실내훈련장 구석에서 홀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SK 내야수 박진만(39)이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후배들과 함께 즐겁게 땀을 흘리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팀에 맞는 자신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 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고 선수들을 잘 끌어줬다”며 그를 오키나와 캠프 MVP로 선정했다.

박진만은 지난 시즌 4월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분 파열로 19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오랜 시간 타석에 서지 못했고, 중반 이후 복귀했지만 타율 0.250에 그쳤다. 1996년 프로 데뷔 후 가장 오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마음 고생을 많이 한 시즌이기도 하다. 은퇴도 생각했지만, 한 시즌 더 뛰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아쉬움으로 그냥 그라운드를 떠나기 싫었다. 생애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스스로 포기하고 고향인 인천에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었다.

박진만은 한국 나이로 이제 40세지만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캠프도 열외없이 모두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훈련 때도 홀로 건물 구석에서 방망이를 연신 돌렸다. 기자를 발견하자 반갑게 인사하더니, “이제 40세인데 힘들지 않는가”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박진만은 “아직 만으로 40세는 아니다”라며 웃더니 “큰 부담없다. 내가 전 경기 출전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이제 아니다. 과욕을 부리기보다 내가 나갈 때 후배들의 빈 자리를 메워주는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SK 주전 유격수로 김성현이 주목받고 있지만, 144경기 체제로 경기 수가 늘어난 올해 박진만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시즌에도 주장을 맡아 어려운 상황에서도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도 “박진만은 백업역할을 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면서 “베테랑이 해줘야할 때도 있다”며 나름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6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5번의 골든글러브 수상의 주인공, ‘국민 유격수’라 불리던 박진만이 2015년 화려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